▶ ‘나는 지옥에서 살 수밖에 없구나’
한창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라야 할 어린아이는
겪으면 안 될 상황을 다 겪은 사람처럼 컸다
부모의 사랑은 당연하지 않다. 8명의 저자는 그것을 몸소 깨달으면서 어린 시절 내내 자신을 부정했다. ‘나는 왜 사랑받을 수 없을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자신에게 이유를 찾았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보듬지 못했고, 상처를 가진 채 자랐다.
저자는 마음만 상처 입은 게 아니었다. 무자비한 폭력 속에서 ‘왜?’라는 의문과 속상한 감정은 삭제됐고, 맞지 않기 위한 나날을 보냈다. 돌봄의 부재로 평범함과 멀어졌다. 엄마와 아빠에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도 알지 못해서 ‘나는 어딘가 고장 난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한 아이는 폭력적인 아빠로부터 도망쳤다. 부모님과 멀리하고 친척 집을 전전한 아이도 있다. 집이 망하면서 따뜻한 돌봄은 동화라고 믿은 아이도 있다. 곁에서 지켜 주는 어른이 없어서, 혼자만의 기준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그럼에도 세상이 보육 시설의 아이에게 보내는 시선은 가혹했다.
‘몽실’ 멤버는 자신이 자란 보육 시설에서 자립을 앞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내가 가진 결핍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게 되었다며, 따뜻하게 손을 잡는다. 너에겐 잘못이 없으니, 당당히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을 주고자 시작한 봉사 활동을 통해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몽실을 통해서, 부모가 되면서
비로소 내가 받은 사랑이 보였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은 메마르지 않는다
연대가 모든 어려움을 이기도록 만들었다
저자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 활동이 어느새 힘겹게 느껴졌다. 잠자는 시간이 줄었고, 자신을 위한 시간이 사라졌다.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시설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저자는 프로그램을 끝내고, 피곤한 몸을 이끌며 차 안에서 눈을 감았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때, 차 안 가득 들어오던 노을빛이 사라졌다. 옆에 있던 아이가 눈이 부실까 봐, 자신의 작은 손으로 빛을 막아 준 것이다. ‘내가 뭐라고.’ 아이의 행동은 사랑이었다.
두 명의 아빠가 된 저자는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달라졌다. 집 밖에서는 생업을, 집 안에서는 육아와 집안일을 하는 부모가 되니 무척 고단했다. 이렇게 힘든 일상을 이어갈 힘은,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아이가 “아빠!” 하고 웃으며 안길 때 생겼다. 모든 피곤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부모가 자녀를 향한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저자는 자녀를 낳기 전까지 부모님을 원망해 왔다. 그러나 아빠가 되어 보니, 그동안 받은 사랑이 보였다.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