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독립한 아메리카 식민지 13주들이 하나의 미합중국이 되기까지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의 배경
1787년 해밀턴, 매디슨, 제이는 새로 제안된 미합중국의 헌법안을 뉴욕주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그 비준의 타당성에 대해 설득하고 있었다. 헌법회의에 참가한 각 주의 대표들의 지혜를 모아 만든 새헌법안은 인류 역사에 존재했던 수많은 정부 형태의 단점을 보완하며 국민의 자유와 행복 안전을 보장하고 외국의 군사 및 무역 압박에 아메리카 대륙이 하나로 뭉쳐 대응한다면 유럽의 강대국들이 쉽게 넘보지 못할 강국이 될 수 있으며 위정자의 독재를 막기 위한 정교한 감시와 견제 장치를 두어서 시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블리어스라는 가명으로 알렉산더 해밀턴, 제임스 매디슨, 존 제이가 1787년 10월부터 1788년 8월까지 ≪인디펜던트 저널≫을 비롯한 뉴욕시의 신문에 발표한 총 85편의 글을 모은 책이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이다.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는 미국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발표되었으며 좁게는 뉴욕주 시민, 넓게는 전 미국의 국민들에게 외교, 행정, 사법, 그리고 입법까지 미국 전체를 대표하고 통치해야 하는 힘 있는 중앙정부 체제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부터 논쟁과 설득을 위한 글이고 신문에 연재하는 방식으로 발표되었기 때문에 중복된 내용이 많고 헌법의 내용을 모호하게 설명하거나 심지어 오도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런 경우 이 책에서는 독자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러한 부분들에 역자주를 달았다.
민주주의 정부에는 충분한 권한 위임뿐만 아니라 냉정한 견제와 감시도 필요하다
애당초 정부란 무엇인가? 인간성에 대한 가장 큰 불신의 표출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만약 인간이 천사라면 어떤 정부도 필요 없을 것이다. 또한 천사가 인간을 다스린다면 정부에 대한 외부적인 그리고 내부적인 통제도 필요 없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통치하는 정부를 구성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선 정부가 피치자들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다음으로는 정부가 그 자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통제는, 정부를 국민에게 종속시키고 의존하게 하는 것이 틀림없지만, 인류는 경험을 통해 보조적인 예방책이 필요함을 깨달아 왔다. _제임스 매디슨 51번 페이퍼 중에서
매디슨이 말한 대로 인간이 천사라면 정부가 필요 없을 것이고 천사가 다스린다면 감시가 필요 없을 것이다. 약 24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 민주주의와 대의제 그리고 권력 분리의 근본을 이루는 질문을 다시 숙고하게 한다.
당시에 발표된 헌법안은 그때까지 인류사에 존재했던 수많은 정부와 연합과 연맹 그리고 공화국들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단점을 보완하고 외세와 반란에 강력히 맞설 수 있으면서도 국민들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통치하는 강력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은 것이었다.
1995년 최초로 전문번역판을 출간하고 28년 만에
번역을 새로 하고 주석을 대폭 보강해 다시 출간하다
옮긴이 김동영 교수는 1995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 전문을 번역해 출간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미국정치를 연구하고 강단에서 강의해 온 경험으로 첫 번역판의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과 전문지식을 주석으로 추가한 새 번역판을 내놓았다.
독자의 편의를 위해 책의 앞부분에 용어 해설을 넣었고 뒤쪽에는 부록으로 연방헌법과 수정조항을 실었다. 페이퍼에서 새헌법의 내용을 설명하는 경우나 다른 페이퍼의 내용을 언급하는 경우 각주에 위치를 적어두어서 곧바로 참고할 수 있다. 또한 자세한 배경지식과 지금과는 달랐던 당시의 영어 단어의 의미도 각주로 달아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의 참고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옮긴이는 페더럴리스트를 연방주의자라고 번역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페더럴리스트는 단지 새롭게 제안된 헌법과 그 헌법에 의해 세워질 새로운 정부 형태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었고, 당시에는 연방(federal)이라는 개념은 소개되었지만 연방주의(federalism)라는 개념이나 용어 자체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옮긴이는 ‘federal’이라는 용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가 쓰인 당시의 ‘federal’이라는 용어는 현재의 연방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연합을 의미하는 ‘confederal’이라는 용어와 정확한 구별 없이 혼용되고 있었으며, 저자들도 종종 원문에서 federal이라는 단어를 confederal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현대 영어에서 ‘flammabale’과 ‘inflammable’이 같은 의미로 혼용되어 사용되는 것과 같은 예이다. ‘federal government’라는 용어에서 저자들이 federal을 confederal의 의미로 사용한 경우는 연합정부로 번역했고, 새헌법에 의해 다시 출발하는 정부체제를 의미하는 경우인 federal government는 연방정부로 번역했다. _14쪽 “원문의 용어에 대한 정의와 설명”
**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스에 쏟아진 찬사
“통치학을 밝히는 새로운 빛이자 천부 인권에 대한 완전하고 공정한 논의이며 새헌법에 대한 가장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 _조지 워싱턴
“미국의 독립선언문, 헌법과 함께 미국 역사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서” _미국의회도서관
“가장 자주 인용되는 페이퍼 ‘10번’에서 매디슨은 공화정은 작은 땅에서만 가능하다는 당시의 통념을 거부하고 안전, 자유, 정의가 다수의 이질적인 인구가 거주하는 넓은 지역에서 달성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다원주의와 타협과 화해를 통해 형성된 복합 다수주의를 옹호하며 일원론적인 결정보다는 그러한 다수에 의한 결정이 정부의 올바른 목적에 부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았다.” _브리태니커 백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