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보프레스의 『불가능한 애도』가 출간되었다. 21-22년에 출간된 『불가능한 목소리』처럼 이 책은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엿보는 동시에 우리에게 망자와의 관계에 깨어 있기를 제안한다.
책은 총 여덟 저자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마지막 글로 메이야수의 「도래할 애도, 도래할 신」이 수록되어 있다. 메이야수는 “여전히 구성되어야 할 신성학”(181쪽)을 이야기하며, 망자와의 관계를 통해 도래할 “진정한 애도와 양립할 수 있는 어떤 시간의 의미를 사유”(172쪽)하기를 논한다. 그러한 사유 가운데 “죽음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개시되기 위한 실존의 체제가 창발”(172쪽)하기 때문이다.
「애도에 관한 노트」에서는 정신분석의 애도에 관한 함의를 정신분석가인 프로이트, 멜라니 클라인, 라캉, 오토 컨버그 그리고 문학이론가이자 작가인 롤랑 바르트를 따라가며 살펴본다. 또한 「끝나지 않는(태어나지 않은) 그」에서는 닫히지 않는 존재의 간극이 도리어 존재의 고유성을 나타내며, 그러한 존재-삶의 간극이 끝나지 않는 애도의 여정과 함께 맞닿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파괴적인 대상에 매혹되기」에서는 블랑쇼 소설의 면면을 묘사하면서, 죽음·실재에 매혹된 죽음충동의 주체가 어떻게 죽음과 합일되어 가는지를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말할 사람」에서는 파울 첼란의 시들과 그의 시를 읽는 블랑쇼와 데리다를 함께 읽으면서, 그러한 읽기를 통한 “줌과 죽음-죽음과 우정-을 비밀스럽게 연결하는”(74쪽) 타자를 짊어지는 애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말하기」에서는 (구멍 주위 또는 공허 주위를 쓰는) “아무것도 아닌 것”(99쪽)을 맴도는 아케르만의 작업을 통해 애도와 글쓰기·창작 작업이 서로 닮아 있음을 이야기한다. 「마침내 사는 법을 배우기」에서는 데리다의 애도 개념에 관해 소개하면서, 무한히 유한하게 반복하는 애도의 실패를 통해 마침내 “살아남는survie”-“삶을-넘어서는-삶sur-vie을 시야에 넣게” 되는 것(135쪽)에 관해 이야기한다. 「애도를 상속하기: 《어바웃 타임》에 대한 한 가지 독해」에서 역시 데리다의 애도 개념을 소개하면서, 영화 《어바웃 타임》을 통해 장래와 도래할 타자를 긍정하는(155쪽) 애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또한 메이야수적인 애도의 윤리를 함께 소개하면서, ‘아마도’의 ‘틈’에서 망자와의 시간을 새롭게 고안할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