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의 공무원 생활을 거쳐 40년 동안 전 세계 개도국에 의료기와 의료시스템을 수출해온 기업인 김세호 대표. 지난 2015년 고희 즈음에 〈일흔에 아홉 살 꿈을 이루다〉를 낸 데 이어 2022년 두 번째 문집 〈일흔일곱에 나와 마주하다〉를 냈다. 이번에 80세를 맞아 세 번째 문집을 낸다. 특히 연전에 폐섬유증이라는 치명적인 병 진단을 받고 고통스런 투병을 하면서 삶의 의지를 생생히 살려내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와 시, 그리고 그림작품을 실었다.
1946년 충남 서산에서 유복자로 태어난 김세호 대표는, 서른한 살에 홀몸이 된 어머니와 세 누나들과 함께 살면서 넉넉하지 않았고 건강하지 않은 성장기를 거쳤다.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살면서 공무원이 되었고, 뒤늦게 대학도 입학하면서 경험과 견문을 넓혀갔다. 그런 중에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당한 일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창업한 것이 ‘유일기기’다.
유일기기는 1983년 10월10일 국내 정부기관의 국민 보건증진사업에 동참해 전국 보건소 및 보건의료원 근대화 사업에 참여한 회사다. 정부기관과 그 산하기관에 최상의 의료장비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실행한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해외 유명의료기기 메이커와 국내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여 선진의료장비의 국내 보급에 나선 것은 신의 한 수! 이런 의료 수출은 대기업인 삼성물산을 빼고는 유일기기를 앞서는 기관이 없다. 유일기기는 2004년부터 한국 국제협력단(KOICA)과 일본 국제협력단(JICA), 국내 NGO단체 등의 해외의료지원사업에 참여하여 동남아시아, 중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계 50개 이상 개발도상국가의 의료환경개선프로젝트에 의료기기 공급, 설치, Maintenance, A/S업무를 수행해 왔다. 김세호 대표는 바로 이런 일을 지휘한 기업인으로 일흔이 넘은 나이까지 그 대표로 일해 왔다.
그렇게 바쁜 상황에서 시를 쓰고 에세이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성찰의 글쓰기이자 마음을 가다듬고 안정을 취하는 힐링의 그림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비록 전문작가의 작품이라 하기는 어렵겠으나, 그 가치는 어쩌면 예술작품 못지않다 할 수 있다. 2015년 제1집에 해당하는 〈일흔에 아홉 살 꿈을 이루다〉 또한 이러한 성찰과 힐링의 작업의 결과였다. 그해 대한민국 정부기관에서 선정한 ‘세종우수교양도서’가 된 것도 한시절을 뜨겁게 보내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의 궤적을 담은 책에 대한 마땅한 예우라 할 수 있다. 이어 2022년 77세를 맞아 더욱 포괄적인 인생론이 담겨 있고, 그동안 쌓은 그림 실력을 보태 두 번째 문집 〈일흔일곱에 나와 마주하다〉를 냈다.
이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상태에서 다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이 문집을 준비했다. 치명적인 조건에서도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이 책 〈지난 세월 어찌 잊으리〉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