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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

피크닉

  • 하서찬
  • |
  • 득수
  • |
  • 2025-03-15 출간
  • |
  • 206페이지
  • |
  • 125 X 188mm
  • |
  • ISBN 9791199023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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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참혹한 시대에 던지는 처연한 질문들

『피크닉』에 실린 3편의 작품은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얼마 전에도 너랑 비슷한 년이 잡혀갔어. 뉴스에서 봤지. 너는 다행인 줄 알아. 너도 그랬잖냐. 혜원이 입에 돌돌 만 휴지를 처넣어. 고 조그만 입에 휴지랑 신문지 뭉탱이를 쑤셔 넣었지. 난 봤어. 암 난 봤지. 잡혀간 그년은 공장에서 그랬다는구나. 공장 화장실에 내던졌는데 시시티브이에 다 찍혔다는구나.” -「소풍」

친딸을 향해 노파가 악다구리를 퍼붓는 대사에서,

“복사뼈가 너무 아프군. 젠장. 점점 감각이 없어져…… 뭐 이런 식으로 죽는 거 나쁘지 않아. 회사 서류 더미에 묻혀서 질식사하는 것보다는 낫잖아? 팔다리가 다 잘린 분재처럼 놓여있는 기분이었는데.”-「초대」

죽어가는 백 차장이 독백하듯 내뱉는 대사에서,

“더 꼭꼭 숨자. 더 꼭꼭. 저 철창 속의 개도 네 배 속의 아기도 저 나무토막 같은 내 아들도. 아무도 모른다. 이 집에 숨어 있으면 아무도 몰라. 다 썼어 갈 때까지 아무도 몰라.”-「열쇠 없는 집」

친부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아들의 부활을 꿈꾸는 노파의 대사에서, 독자들은 이 기괴하고 냉혹한 상황에 어처구니없는 아픔과 분노의 감정을 공유한다. 그러나 둘러보면 그것보다 더한 현실에서도 우리는 처연히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시시때때로 매스컴에 올라와도 끔찍한 사건들이 가짜 소문의 입을 빌려 온라인을 잠식해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간다.
하서찬 작가는 이번 희곡집을 두고 “상처를 봉합하지 않고 헤집어 더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면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희곡은 무대를 올리기 위한 글이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제일 어둡고 비참한 기억들을 불러낸 뒤 공연장에 두고 가길 바란다. 일종의 굿판이라고 보아주길 바란다.” 고 전했다.
작가의 바람처럼 『피크닉』은 독자들의 어둡고 비참한 기억들을 가둘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독자들이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한결 홀가분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안녕하길 바란다.

목차

소풍
초대
열쇠 없는 집
부록 ピクニック 일본어번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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