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근 시인의 시집 『거울 앞에 섰을 때는 열중쉬어는 안 된다』는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바탕으로 실존주의 사상과 도가의 자연주의 사상이 집약된 작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거울 앞에 섰을 때는 열중쉬어는 안 된다』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짧고 간결하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가벼운 작품은 아니다. 곱씹을수록 심오한 철학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짧고 간결한 시행 속에 그토록 심오한 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시인의 시적 완성도의 경지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시인은 『거울 앞에 섰을 때는 열중쉬어는 안 된다』에서 존재론적 사고를 바탕으로 풍부한 상상과 심도 있는 투시력을 통해 깊은 경지의 시 세계를 보여준다. 시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압축미와 상징, 은유적 표현으로 시인만의 내면적인 깨달음을 객관적으로 표현한, 시적 완성도가 높은 시집이다. 시인이 시집에서 펼쳐 놓은 시적 화자의 경험과 감정을 통해 독자는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연민과 함께, 자신의 삶과 사회적 위치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오형근 시인의 시는 단순한 서정적 표현을 넘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문학적 접근과 비판적 시각을 제공하기도 한다.
오형근 시인의 시는 짧은 행과 반복적인 리듬을 통해 명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독자가 내면을 성찰하고, 자기 자신을 직면하는 과정에서 내적 평화를 찾도록 유도하는, 철학적이고 명상적인 작품들이다. 특히 생명의 탄생과 성장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간결하고 함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깊은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풍부한 상징과 비유로 자연과, 인간의 삶에 철학적 질문을 던져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이는 오형근 시인의 시의 형식적 특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