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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테를 위해

너테를 위해

  • 김동우
  • |
  • 신세계문학
  • |
  • 2025-03-25 출간
  • |
  • 140페이지
  • |
  • 125 X 202 X 14mm / 320g
  • |
  • ISBN 9791196478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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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김동우의 시들은 구식이면서 다분히 신선하다. 사람의 얼굴로 치면 노안이면서 동안(童顔)을 내비치는 지점에 그의 대부분의 시들은 운기를 조정하거나 좌정 중에 있는 듯이 보인다. 그렇다고 그가 딱히 기발한 행보의 일취월장이거나 천둥 번개와도 같은 견성의 경지를 함부로 꿈꾸거나 기웃거리는 자세에서도 일견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벗어 놓고 들어간 시문(詩門)의 무문관 방문 앞의 고무신 한 켤레 속으로는, 처음엔 미립자와도 같았을 먼지들이 날아와 그 위에 이끼가 깔리고, 그것들이 다시 언어의 토씨들을 쌓아 토지를 이루었는가 싶었는데, 그 고무신 한 뼘 안의 대지 안에서는 훤칠한 강아지풀 한 잎 같은 게 돋아나 꼬리를 자꾸만 살랑거린다. 마치 살아있는 강아지 한 마리의 꼬랑지 흔들림 같이는 말이다.

시집에 놓인 첫 시를 옮기는 손길이 한 편으로 미덥다. 그가 쓴 시들의 대부분은 “첫사랑”의 기인으로부터 출발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더 적확하게 말하면 첫사랑에게서 “빌려”왔다는 고백이다. 그 사랑의 정체는 누구이거나 혹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그가 이제 막 ‘세계’와 “검은 색”과 어머니(양수)의 부재와 결핍을 알아가거나 발견해 나가는 자신의 소년일 수 있었고, 소위 문학이라는 성문 앞에서 두리번거리는 한 사람의 문청으로도 읽힌다.
그리고 그는 그로부터 혹은 그곳으로부터 “빚꾸러미”의 인생을 사는 자로 스스로를 낙인찍는다. 파산의 선언이 또한 그런 혐의를 갖는다. 하지만 어깨가 아파 염증 주사를 맞고 돌아온 밤에도 “삶은 자꾸만 또 쓰고 지우라고 한다” 따라서 그는 늘 “가난한 태생” 임에 분명해졌고, 시제이기도 한 “개인회생”의 지난한 방식은, 그림자를 먼저 재워 놓고 돌아앉은 “뜨거운 불면” 속에서 시를 써야만 하는 운명의 사람일 수 있었다.
-정윤천 시인의 〈해설〉 중에서

목차

1부
개인회생
상심의 시대
수림로 삼거리에서
면도
식물인간
정찬성을 위하여
철물점으로 가자
윤초(閏秒)
내가 말하고 있잖아
피안
마이쮸
토닥토닥론
전언

2부
화양연화(花樣年華)
너테를 위해
도마뱀, 너무 작다
가을 하늘
열정페이 노동자
부자유친(父子有親)
언젠가 네가 물어본다면 1
언젠가 네가 물어본다면 2
언젠가 네가 물어본다면 3
언젠가 네가 물어본다면 4
아내의 발이 말했다
아내의 스타킹이 말했다
아내 몰래 찌개를 끓이는 이유는
현대 플래티넘실버 Y6S
신년에

3부
戀詩
울적한 마리아
비록 당신이 물어보지 않았지만
당신의 11월
당신 이름을 오래 배웠어요
당신의 말이 내게 닫힐 때
인생은 막다른 길에서 마주치는
향기, 기억, 그리고 남았다고 생각되는 것
봄날에 괜찮아요 그래
편의점 같은 시
허물어짐에 대해서
見蚊拔狂
아버지의 심장
북치는 소년

4부
여우비
호우주의보
낮달 1
낮달 2
낮달 3
낮달 4
낮달 5
낮달 6
낮달 7
낮달 8
이토록 가벼운 감기
이토록 지독한 감기
소나기
비 오는 날
기다림의 시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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