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5,000년 역사와 함께 훌륭한 전통 음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전통문화는 그 민족의 언어이며 정신적 토대인 것입니다. 또한 그 민족을 대표하는 얼굴이 될 수 있습니다. 대금은 현대에도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으며 우리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악기이며 자기 수양의 가장 좋은 벗이 되는 악기라 생각합니다.
전국의 수많은 대금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대금을 처음 접하고 조금씩 터득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에 부딪치겠으나, 그중 가장 안타까운 점이 대금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곡들이 한정되어 있고 그 밖의 곡들은 악보 구하기도 힘들어서 많은 불편을 느껴 왔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본 교재는 전통 음악보다는 우리가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친숙한 곡들을 되도록 부호나 장식음 없이 연주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이 책을 엮음에 있어 국악기의 표현 특성상 원곡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편곡하려고 노력하였으니 원 작곡자들의 넓은 아량을 바라며 미진하고 부족한 부분은 수정, 보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금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악기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와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원한 벗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요즘엔 멋진 창작곡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한번 불어 보고 싶어도 악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으며, 가요나 영화음악을 대금으로 연주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악보들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국악원에 가면 구할 수 있을까? 여기저기 알아보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국악의 대중화를 외치고 있지만 현실은 대중화가 아직도 멀기만 하다. 이렇게 대금에 관한 정보에 목마른 사람들이 채보하고 작곡자들을 찾아다니고 해서 어렵게 자료를 모으기 시작, 우리의 소리, 우리의 호흡과 함께 하는 그윽한 소리, 아름다운 소리인 대금을 대중화하고, 대금을 세계적인 소리로 알리고자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보게 젊은이! 그 대금소리를 내게 들려줄 수 있겠나? / 죄송해요. 전 지금 많이 슬프거든요. 다음에 들려 드릴게요. 그런데 언제나 보이지 않은 곳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는 당신은 누구세요? / 난 이 숲의 주인이란다. 진정으로 아름다워지고 싶은 모든 것들에게 먼저 슬픔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지. 자 어서, 낮은 소리로 불어 보시게. 그러면 그 슬픔도 어느덧 사라질 게야.
대금, 얼마나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악기인가. 신내림처럼 열병을 앓던 나날들. 형언할 수 없었던 그리움들. 얼마나 아름다운 만남인가. 우리 모두는 전생의 악사였던가.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리며 질주하는 자동차.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바쁘게 뛰어다녀야 하는 일상. 우울처럼 도시를 덮고 있는 매연. 도시는 오래 전부터 죽은 나무처럼 감정이 메말라 가고 있다. 이 답답한 도시에 한줄기 낮은 소리가 느껴진다. 귀를 세운다. 대금소리다.
이 도시의 어딘가에서 누군가 대금을 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