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만지면 바스락 소리 내며 부서지는 것들,
아직도 물기가 촉촉이 남아 있는 내 감성의 분신이다”
신형호 수필가의 이번 산문집 『아름다운 외도』에 실린 40여 편의 작품에는 저자 특유의 예리한 감수성이 두드러진다. 살며시 만지면 바스락 소리 내며 부서지지만 ‘아직도 물기가 촉촉이 남아 있는’ 감성의 분신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아름답지만 슬픔도 느낄 수 있다.
“흘러가는 물처럼, 떠도는 구름처럼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말없이 하늘을 담고 우주를 담고 있는 저 적벽의 물이 섭리대로 고였다 흘러가듯 우리네 삶도 순리대로 살아가라는 자연의 가르침이 핏줄 속에서 콸콸 솟아 나온다. 갑자기 뭉클해진 심장 소리에 눈가에서 알 수 없는 눈물 한 방울이 소리 없이 구르고 있다.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말아라’는 섭리가 가슴 속을 스쳐 간다.”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중에서)
1부에서는 「어머니라는 나무」, 「시방 새벽 2시」 등의 수필로 세대를 넘나들며 어머니와 손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때론 감성적이고, 때론 유쾌한 심상을 보여준다. 암 진단에도 배움, 베풂을 통해 퇴직 후의 삶을 확장시켜 나가는 모습은 「배움, 그리고 베풂의 향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2부 「청산은 나를 보고」, 「‘의미 없다’는 ‘의미 있다’이다」 등에서는 지금까지의 여정과 퇴직 후의 삶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3부, 4부에서는 가까운 곳, 먼 곳을 가리지 않고 만남과 깨달음의 순간을 포착하였고, 5부에서는 사회를 보는 저자의 시선을 드러내었다. 6부 「서예와 나」에서는 과거 서실을 운영하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몰입했던 서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저자는 중,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다 정년퇴임하였으며, 현재 글쓰기 수업, 토론 지도 및 교도소 한글 강습 수업 등 글쓰기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수필집 『별을 업은 男子』와 『매화, 정에 취하다』, 서간시집 『노피곰 돋은 달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