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에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있다
‘불멸의 화가’의 그림과 삶을 새롭게 조명할 마지막 단서는 ‘별’
100여 년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천문학자의 집요한 추적 기록
★ 국내 최초 ★
우리 천문학자가 반 고흐 그림의 ‘작화 시기’에 대한 논의를 열다!
반 고흐의 별과 행성, 달과 태양에는 그가 보고 느끼고 전달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에게 전해진 그림들을 천문학으로 비추어 보면 불멸의 화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열린다.
이 책은 천문학자와 함께 떠나는 반 고흐의 ‘진짜 밤하늘 답사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고흐가 가장 담고 싶었던 하늘을 직접 찾아가 〈밤의 카페테라스〉의 여름철 대삼각형 별자리를 만나고, 〈론강의 별밤〉 속 북두칠성을 보고, 〈별이 빛나는 밤〉의 가장 빛나는 별을 헤아리며 호기심을 풀어나간다. 특히 〈별이 빛나는 밤〉 기존 연구와 반 고흐가 남긴 자료를 꼼꼼하게 살피고, 과학의 도구들(천문 시뮬레이션, 하늘의 각도 측정, 시간 변환 등)을 활용하여 거장의 그림에 숨은 비밀을 객관적으로 밝혀낸다.
이러한 작품 속 밤하늘에 대한 천문학 탐사는 결국 반 고흐의 가장 내밀한 순간을 들여다보게 한다. 동시에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관점으로 〈별이 빛나는 밤〉을 해석하도록 이끈다. 천문학자가 그림 속 별과 달을 현실에 재구성하는 동안, 우리가 아주 잘 아는 고흐의 세계는 놀랍도록 다채로워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불멸의 거장, 반 고흐의 가장 찬란한 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무도 의심한 적 없는 작품의 작화 시기
〈별이 빛나는 밤〉이 우리에게 남긴 수수께끼를 찾아서
* 그림 속 별은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양자리일까?
* 반 고흐의 별과 달은 상상 속 패턴일까?
* 그가 실제로 그림을 그린 장소는 어디일까?
* 반 고흐가 지내던 요양소의 창문에서는 그림 속 마을이 보이지 않는다.
* 보름에 가까운 달을 보았는데, 정말 초승달을 그렸을까?
* 그림을 그렸다고 추정되는 날, 해당 하늘은 구름이 가득했다.
반 고흐를 연구하는 전 세계의 미술사학자, 천문학자는 그림에 담긴 천체들의 위치를 비롯해 남아 있는 기록, 그림 스타일의 변화 등을 다방면으로 조사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한 작품이 그려진 시점 추정의 근거로 활용한다. 1984년, 미술사학자 앨버트 보임은 〈별이 빛나는 밤〉이 1889년 6월 18일에서 19일로 넘어가는 시점에 그려졌을 거라고 학계에 제안했고, 저명한 빈센트 반 고흐 연구자 얀 휠스케르에 의해 작화 시점은 ‘6월 19일’로 결론이 났다. 그리고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든 이가 이 날짜를 정설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평생 동안 별을 지켜본 우리 천문학자가 반 고흐 연구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의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그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의 작화 시기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검증 가능하도록 기존 연구 방식과 같이, 먼저 반 고흐가 남긴 편지 등 기록의 원본을 전부 찾았다. 관련 논문을 두루 섭렵하고, 이전 학자들이 근거로 삼은 별의 시뮬레이션을 최신 소프트웨어, 우리나라 각지의 천문대를 활용해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 그리고 여러 차례 현장 답사를 하는 등 작가가 본 풍경과 하늘을 과학의 눈으로 살펴본다.
별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의문을 해소하고자 6년에 걸쳐 검증을 거듭해 내놓은 저자의 결론은, 그림 속 별자리가 정설로 여겨지는 ‘양자리’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그림을 그린 날짜가 6월 19일이 아닌, 7월 하순경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논증해나간다. 이 작업은 〈별이 빛나는 밤〉뿐 아니라 반 고흐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할 단초를 마련하고,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낸 데 의미가 크다.
반 고흐가 그림에 담은 별빛의 비밀
‘천문탐정’이 발굴한 새로운 단서로 찾아가다
이 책은 천문학자가 〈별이 빛나는 밤〉 속 별의 수수께끼를 푼 연구 노트인 동시에, 전 세계에 퍼진 수많은 자료를 집대성한 반 고흐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 ‘천문탐정’이라 할 수 있는 저자는 반 고흐가 남긴 2000여 점의 그림, 903통의 편지에서 〈별이 빛나는 밤〉과 천체와 관련된 단서를 가려낸다. 이 조사 과정에서 빈센트 반 고흐는 그저 ‘광기의 천재’가 아닌, 캔버스를 들고 밤하늘을 담고자 론강을 걷고, 생레미의 돌산을 뛰어다니며, 가스등을 껐다 켰다 하며 별을 바라보는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된다.
또한 《천문학이 발견한 반 고흐의 시간》에서 주목할 점으로, 반 고흐와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 110여 점, 우주를 담은 천체사진과 이해를 돕는 다양한 그림 자료 60여 컷을 들 수 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 하늘과 반 고흐가 바라본 진짜 밤하늘을 시뮬레이션이라는 장치로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뿐 아니라 카메라 렌즈를 활용하여 고흐의 시각을 재현해, 읽는 이가 작가와 같은 시야로 생레미와 론강의 풍경을 관찰하게 한다. 저자는 여러 분야의 시각 자료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거장의 작품 감상은 물론 천문학 기본기까지 쌓을 수 있도록 고심했다.
반 고흐의 태양과 달, 별과 행성으로 읽는 천문학 이야기
저자는 능숙한 ‘천문 커뮤니케이터’답게, 반 고흐의 그림과 생애를 해설하는 사이에 등장하는 천체들을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추석의 보름달, 정월 대보름, 블루문, 슈퍼문과 월령 읽는 법 등 달에 대한 상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론강의 별밤〉 〈밤의 카페테라스〉를 분석하면서 계절별 별자리 찾기, 북극성의 위치와 과학적 의미를 알려주고, 일상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천체관측의 팁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반 고흐를 사랑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유용할, 〈별이 빛나는 밤〉에 담긴 하늘과 꼭 같은 모습을 우리나라에서 언제 볼 수 있는지도 빼놓지 않았다.
반 고흐의 별은 천문학자로 하여금, 기존의 틀에 갇혀 아무도 살펴보려 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지게 했다. 그리고 ‘천문탐정’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한 여정은 본격적인 반 고흐 연구로 이어졌고, 불멸의 거장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뒤흔드는 작업이 되었다.
저자가 치밀하게 그려낸 반 고흐의 삶과 작품 분석은 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증명 방식의 신선함이 가닿을 것이고, 반 고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찾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시각으로 그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