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을 이어온 스페이스문학회는 수필가들의 모임이다. 글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세상을 품듯이 글을 품는다. 처음 본 순간들을 주제로 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불러 모은다. 12명의 수필가들이 모여 12번째 수필집을 낸 의미있는 서적으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모여 순간들의 포착을 그려내었다.

책사방에서 ‘소르 후아나’의 초상화를 들여다본다. 그녀의 서재는 책이 촘촘히 꽂혀져 있고 묵직하다. 오른손은 책장을 넘기듯 책 위에 올려져 있고 왼손에는 묵주를 잡고 비스듬히 의자에 앉아서 시대의 밖을 응시하고 있다. 마치 수백년을 넘어서서 나를 바라보듯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깨닫지 못했었지만 오래전부터 에너지를 받고 있었을 것이다. 앞서갔던 여인들의 업적과 고통이 시간을 단단히 다지면서 우리의 후광이 되었으리.
나의 서재 속에는 그녀의 서재가 있다. 갈망하는 자에게 파생시킨 공간이던가.

글을 갈망하고 더듬고 품으며 일상을 아우르는 수필가들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