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유치원, 숲교육 프로그램은 늘어나는데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막막해하던 숲교육자들이 반길 만한 책!
숲유치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몇 해 되지 않지만, 그 수가 가히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좁고 폐쇄된 실내 교육 공간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자연 공간에서 창조적인 놀이와 경험을 쌓으며, 그것이 교육 과정으로 연결되는 숲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학부모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일반 유치원에서도 속속 ‘숲반’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각 지자체뿐만 아니라, 산림청 같은 정부기관에서도 숲유치원/숲학교가 국, 공유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숲교육이 유아교육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면서 일선 숲교사, 숲해설가들의 고민도 커졌다.
‘우리 아이들과 숲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이들이 숲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독일, 스위스, 스웨덴, 일본 같은 숲교육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숲유치원의 역사가 짧은 만큼 제대로 된 숲놀이가 턱없이 부족하다. 너도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가지만, 막상 숲으로 가서는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막막하다. 숲교육자들의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던, 우리나라 숲유치원의 산파 역할을 해 온 장희정 박사(「숲유치원」, 2010)는, 이 책 「숲으로 가자」를 주목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를 돌며 학부모, 유치원 교사, 초등학교 교사들을 위한 숲놀이 세미나를 열고 있는, 독일의 숲놀이 전문가인 안드레아 에르케르트가 쓴 「Raus in den Wald(숲으로 나가자)」를 장 박사가 심혈을 기울여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옮겼다.
독일 숲유치원에서 교과서처럼 널리 쓰이고 있는 이 책은, ‘아이들과 놀이를 통해 검증하여 완성한 자연물 숲놀이’를 교육 효과에 따라 열 가지 영역으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 인사하며 서로 친해지는 놀이
□ 마음껏 뛰어놀며 주의력을 키우는 놀이
□ 집중력과 유연한 움직임을 키우는 놀이
□ 언어 능력 발달을 위한 놀이
□ 창의적 예술성을 높이는 놀이
□ 주의력과 움직임을 키우는 놀이
□ 음악 감각과 표현 능력을 키우는 놀이
□ 상상력을 키우는 놀이
□ 숲활동을 마무리하는 놀이
□ 헤어질 때 하는 놀이
책은, 자연물을 이용해 인사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활기차게 깨워 주는 ‘인사하며 서로 친해지는 놀이’에서부터 계절에 따라 직접 모아온 자연물들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조각하고, 공작 활동을 하는 ‘창의적 예술성을 높이는 놀이’를 비롯해 숲활동을 마무리하는 놀이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동적인 놀이에서부터 정적인 놀이에 이르기까지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풍부한 놀이들”이 담겨 있어, 아이들이 좀더 편하고 가깝게 자연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에서 출간된 여느 숲놀이 책과는 달리, 놀이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놀이들이 아이들한테 왜 필요한지, 교육놀이로써 어떤 효과를 지녔는지도 자세히 알려준다. 그러니, 숲교사, 숲해설가 등 숲교육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자연물 숲놀이 길잡이 책이다.
집 가까운 곳에 숲유치원이 없어서
아쉬워하던 학부모들은 이 책 한 권으로 고민 끝!
최근 숲교육 열풍이 불면서, 많은 가정에서 아이를 숲으로 들판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지만, 처음 자연 숲을 만나게 되는 아이들은 낯선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숲의 즐거움을 찾을 때까지 숲과 친해질 수 있는 ‘자연 숲과 관계 맺기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오락과 텔레비전 같은 자연과는 완전히 다른 즐거움에 빠져 있는 아이들한테, ‘자연 숲과 관계 맺기 과정’을 무시하고 자연에서 놀라고 강요한다면, 아이들은 숲과 가까워지기는커녕 다음부터는 아예 숲에 가기를 꺼려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놀이들은 바로‘자연 숲과 관계 맺기 과정’이다.
책에 소개된 자연물을 이용한 108가지 숲놀이는 누구든지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놀이에 쓰이는 자연물이나 규칙을 조금만 바꾸어 응용하면 숲놀이를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숲교육에 관심이 있지만, 집 가까이에 숲유치원이 없어서 아쉬워하는 부모라면, 이 책 「숲으로 가자」를 가까이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웃들과 삼삼오오 모여 아이들과 함께 숲으로 갈 때 활용하면 더더욱 좋은 책이다.
숲활동에서 다져진 저력은 성인이 될수록 더욱 빛을 발휘한다!
“뛰어다니지 마”, “조용히 해”, “게임 그만해!”
‘닫힌 공간’에서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한테 자주 하는 말이다. 이렇듯 ‘닫힌 공간’에서, 어른들로부터 제재와 꾸중을 반복해서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은 소극적이거나 폐쇄적 성향을 띠고, 아이 자신도 모르게 반항심을 키우게 되는 등 한창 인성이 형성되는 때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은 활동 욕구가 강한 반면, 부모와 교사들은 끝없이 그 욕구와는 상반되는 요구를 하게 된다. 여기가 바로, 아이와 부모/교사가 충돌하고, 부모/교사가 고민하는 지점이다. 숲교육이 국내에 소개된 이후, 급속하게 증가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숲유치원은 놀이와 교육을 접목해, 아이들이 숲과 들판에서 창조적인 놀이와 경험을 쌓고, 숲활동을 통해서 활동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고, 그 활동 시간을 교육 과정으로 가져갈 수 있다.
여러 교육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가 말해 주듯이, 어려서부터 숲활동을 한 아이들은 그러지 않은 아이들에 견주어 활력이 넘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협동심, 언어 능력, 창의력, 수업 집중력 등이 높다. 숲활동으로 얻는 당장의 교육 효과도 적지 않지만, 어릴 때 숲활동으로 다져진 저력은 고등교육 과정으로 올라갈수록, 성인이 될수록 그 빛을 발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