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속도감과 복잡한 심리 묘사, 충격적인 반전까지!
정화영 작가의 첫 장편 SF 소설
《비밀의 공중 호텔》
투숙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행복과 위로를 준다는
하늘 위의 파라다이스, 공중 호텔
그곳에서 사람들이 사라진다?
스카이 크루즈 ‘공중 호텔’은 모든 사람에게 선망의 대상인 하늘 위의 파라다이스다. 공중 호텔의 투숙객들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공간에 묵으며, 나쁜 기억은 지우고 행복한 기억만을 남기는, 특별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호텔에 묵는 투숙객들은 모두 그림 같은 호텔을 배경으로 행복감에 빠져 있는 표정이다. 당연하게도 이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은 소수의 부유층뿐이다. 일반인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을 지불해야 공중 호텔에 투숙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평범한 고등학생인 차석준 앞으로 공중 호텔에서 초대장이 도착한다. 자신이 가진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신청서 한 장이면 1주일 동안 공중 호텔에서 머무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석준은 신청서를 제출하고 테스트에 합격해 공중 호텔로 향하게 되고, 공중 호텔의 웅장한 규모와 아름다운 내부 시설 등에 놀라게 된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공중 호텔의 내부를 구경하던 중, 석준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인공 바닷가에 다다르게 되고 그곳에서 물에 빠진 한 여자애를 발견해 가까스로 구출한다. 또한 평소에 너무나 좋아했던 가수 ‘가미성’이 공중 호텔에 한 달 넘게 투숙 중이라는 사실을 듣게 되며, 호텔에 몰래 잠입한 형사로부터 이 호텔에서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의혹을 전해 듣게 된다. 겉으로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스카이 크루즈 ‘공중 호텔’. 석준은 본능적으로 그 완벽한 파라다이스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을 느끼고 마는데……. 과연 공중 호텔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석준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까?
지워 버리고 싶은 끔찍한 기억,
지울 수 있다면, 지우겠습니까?
《비밀의 공중 호텔》은 영원히 구름 위를 날아다닌다는 신화 속 장소 같은 장소, 공중 호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SF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차석준은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경험으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린 인물이다. 석준은 트라우마로 인해 사라진 기억을 회복하고, 궁극적으로는 트라우마를 이겨 내겠다는 욕망으로 공중 호텔에 입성하게 된다. 그러나 호텔에서 마주한 자신의 트라우마로 인해 석준은 엄청난 고통을 경험하게 되고, 기억 여행 서비스를 진행하는 담당자 ‘마스터 한’은 석준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을 최첨단 기술을 통해 지울 것을 제안한다.
이처럼 이 작품은 겉으로 보기에 매우 만화 같은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한 인물의 기억과 심리 상태에 대한 진지하고 복잡한 접근을 하고 있다. 게다가 ‘과연 나쁜 기억을 완전히 지워내고 좋은 기억만 가진 채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삶은 행복할까?’라는 매우 철학적인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심리적인 문제를 겪고 있으며, 공중 호텔에서 그 심리적인 문제를 치료할 방법을 찾으려고 시도했으나 모두들 어찌할 수 없는 장애물에 부딪히고 만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아무도 모르게 실패하고 있는 현대인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또한 이 작품은 계급 간 격차에 의해 접근할 수 있는 의료 기술의 질이 달라지는 현실을 낱낱이 고발하는 한편, 그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인간성이 배제된 과학 기술로는, 그저 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점을 독자에게 명확히 주장한다.
더 나아가 진짜와 가짜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공중 호텔을 배경으로 부모와 자식, 성별, 나이, 적과 아군을 매우 파격적으로 뒤섞어 독자에게 엄청난 충격파를 선사한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도저히 모를 결말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묻는다. “지워 버리고 싶은 끔찍한 기억을 지우고 나면 정말 행복해질까요?”라고. 부디 더 많은 독자가 이 작품이 온몸으로 전달하는 ‘질서보다 아름다운 무질서의 아름다움’ 속에서 의미 있는 감동을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