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새로운 균열: "세대×성" 교체가 가져온 변화
급변하는 한국 정치의 풍경, "586세대 남성" 중심의 민주화 세력은 더 이상 진보의 중심이 아니다. 2024년 성별과 세대가 교차하는 새로운 정치적 주체들이 등장했다. "젠더갈등"이라는 프레임이 어떻게 정치적 동원의 도구로 활용되었으며,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가? 『젠더 갈라치기 정치』는 "세대×성"의 관점에서 한국 사회의 정치 변화를 분석하며, 특히 10~30대 여성들이 어떻게 새로운 민주주의 세력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조망한다.
"강한 지도자"를 원한다는 여론이 과반을 넘겼던 시대에서, 극우적 목소리만이 당당할 수 있었던 2~3년의 시간을 지나, 이제 20대 여성들이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주역이 되었다. 탄핵 소추 과정에서 젊은 여성들이 광장에서 보여준 정치적 행위는 단순한 반작용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증거다. 기존 정치 질서의 균열을 직시하고,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공정성"에서 "평등"으로: 청년세대 내부의 균열과 충돌
"공정성"은 청년세대 정치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 그리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공정성을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였을까? 이 책은 공정성이 청년 내부에서조차 성별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대 남성들에게 공정성은 "역차별 없는 경쟁"을 의미했으며, 이는 종종 반페미니즘적 정서로 연결되었다. 반면 20대 여성들에게 공정성은 불평등을 해소하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개인주의적 가치관과 신자유주의적 경쟁이 강조되던 시대에, 남성 청년들은 "능력주의"를 신봉하며 공정성을 좇았고, 여성 청년들은 "평등"을 요구하며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을 형성했다.
이러한 차이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개인화된 삶 속에서 형성된 젊은 세대의 정치적 태도는 공정성을 둘러싼 젠더 전선을 만들었고, 그것이 곧 "젠더갈등" 프레임으로 정치에 이용되었다. 하지만 공정성 담론이 실제로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지, 그 개념을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온라인에서 거리로: 젊은 여성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공론장
청년 여성들은 어떻게 정치적 주체로 성장했을까? 기존의 기성세대 여성 운동과 달리, 20대 여성들은 온라인에서 출발해 거리로 나왔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여성들의 공론장은 혜화역 시위, 온라인 페미니즘 커뮤니티 등을 거치며 점점 더 조직화되었다. 이들은 단순한 온라인 여론 형성에 머물지 않고, 직접 행동하는 세력으로 변모했다.
한편, 온라인은 청년 남성들의 정치적 결집을 위한 또 다른 공간이 되었다. 게임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남성 청년들의 문화는 젠더 이슈에서 점점 더 강한 반페미니즘적 성향을 띠기 시작했다. "남성 소비자 운동"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행동이 등장하며, 젊은 남성들은 자신들이 정치적 대리인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기존의 기성정치에 편입되었다.
여성들은 거리에서 직접 연대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남성들은 기존 질서를 지키기 위해 정치적 대변인들에게 의존했다. 이러한 차이가 향후 한국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본 책은 젊은 여성들이 만들어낸 공론장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향후 어떤 가능성을 내포하는지를 분석한다.
"젠더갈등"의 정치적 기획: 배제와 혐오의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민주주의를 모색하다
"젠더갈등"은 한국 사회에서 어느 순간부터 정치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갈등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기획이었다. 정치권은 청년 남성들에게 "피해자 프레임"을 부여하고, 여성들에게는 "특혜를 받는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씌우며 대립을 조장했다.
이런 "갈라치기"의 효과는 무엇이었는가? 정작 청년들은 그 갈등 속에서 정치적 대리인으로 활용되었을 뿐이었다. "젠더갈등"이라는 틀 안에서 20대 남성들은 보수정당의 유권자로 동원되었고, 20대 여성들은 급진적 페미니즘으로 몰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기성정치가 만들어낸 프레임이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를 넘어서야 하는가?
이 책은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젠더를 둘러싼 갈등을 과연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우리는 정치적 이용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연대하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젠더 갈라치기 정치』는 이러한 질문들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