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국방·안보와 관련하여 수시로 TV 화면을 장식하는 장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하여 등장하는 군인들, 또 하나는 다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태도다. 두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한·미·일 vs. 북·중·러 대립이 격화되어 신냉전 구도로 치달아 온 한반도 안보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은 한반도에 드리워져 있는 이러한 위중한 안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하여 한국 국방에 크게 두 가지의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윤석열 대통령과 일부 군부세력의 동조로 비극으로 치달아 버린 ‘12.3 비상계엄’과 같은 상황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책 마련이다. 그 예방책이 바로 ‘국방 문민화’다. 국방부 장관이 민간인이었다면 그러한 비상계엄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울러 군을 동원할 경우에는 국회의 사전동의를 얻는 등의 문민통제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들도 제시된다.

둘째로, 한국도 독자적인 핵 정책을 보유하여 북핵과 관련된 한반도 위기상황을 주도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의 ‘한반도 핵 군비통제 Process’ 추진 방안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뜨거워지고 있는 자체 핵무장 논란 등에 대하여도 좋은 안내서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을 보유하되 사용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평화원칙으로 설계된 저자의 핵 평화 구상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통찰력의 개가다.

책 말미의 방위사업청 혁신과 관련된 내용은 얼핏 책자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어서 부록으로 검토하였으나 역시 저자의 경험이 생생히 담긴 혁신의 장면들이어서 그대로 수록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33년에 걸친 필생의 국방 공직 경험이 저자로 하여금 베일에 가려져 왔던 안보·국방의 뿌리 깊은 문제들과 북한 핵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엄청난 비효율의 현장을 분석하고 해결책 제시까지 가능하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