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충전하는 사이에"
똑같은 기계가 아닌 예술가를 꿈꾸다
“창의력과 자기표현의 힘을 아름답게 그린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점》 작가 피터 H. 레이놀즈
어딘가 남다른 로봇, 색다른 꿈을 꾸다
물감 한 방울에서 시작된 로봇의 이야기
로봇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들이 있다. 딱딱한 몸짓, 무미건조한 표정, 단순 반복 작업 등등. 그런데 책 표지에 등장한 로봇의 손에는 조금 이질적인 물건이 들려 있다. ‘붓’이라니? 그림 그리는 로봇이 개발되는 걸까? 미래에는 예술의 영역도 로봇에게 넘어가게 될까? 호기심이 가득 일었다면, 딱 보기에도 남다른 로봇이 이끄는 이야기를 향해 책장을 넘겨 보자.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이 로봇의 이야기도 우연히 찍힌 물감 한 방울로부터 시작한다. 가장 작은 마이크로칩일 때부터 남들과 달랐던 로봇은 그 작은 우연이 만든 필연적인 삶을 살아간다. 아무리 애를 써도 친구들처럼 능률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모두가 충전하는 사이에 멋진 꿈을 꾸며, 작은 새 소리에도 쉽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는 로봇에게 그런 감정을 마음껏 누릴 자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프로그래밍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기계 처리장에 끌려가게 될지도 모른다. 본인에게 허락되지 않는 크고, 화려하고, 웅장한 꿈을 꾸게 된 주인공은 과연 어떻게 될까?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건 뭘까?
진짜 나다운 ‘나’를 찾아가는 여정
로봇의 가슴엔 심장 대신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아이콘이 있다. 바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는 아이콘이다. 로봇에게는 배터리가 기계 심장인 셈이다. 보통은 그저 주어진 일을 할 정도로 충전되는 로봇의 배터리가 어느 날,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충만하게 차오른다. 로봇의 심장을 뛰게 한 건 다름 아닌 미술관이었다. 자신이 꿈꾸던 크고, 화려하고, 웅장한 세계를 눈으로 직접 본 로봇은 그때부터 조금씩 꿈을 향해 나아간다. 난생처음 붓을 손에 쥐어도 보고, 친구들에게 그림을 설명하기 위해 애쓰기도 하며, 모든 로봇이 충전하는 사이에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언뜻 주인공이 로봇이기에 그 여정이 유독 험난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꿈을 찾아가고 창의성을 마음껏 펼쳐가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로봇이건 사람이건 생각의 틀을 깨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일은 어려운 법이다. 때로는 가장 낯설고 가장 비효율적인 길을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에는 실패했다고 좌절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 모두는 남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주인공 로봇처럼. 내 심장을 자꾸만 뛰게 하는 일이 있다면 곰곰 떠올려 보자. 나만 알고,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름답게 반짝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진짜 나다운 ‘나’를!
딱 한 발만 내디뎌 봐!
자신만의 색으로 물들이는 다채로운 세상
본격적인 AI 시대가 도래했다. 이미 많은 기술을 로봇들이 대체하고 있고, 앞으로도 점차 확대될 것이다. 더불어 프로그래밍 된 사회에서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논의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주인공 로봇의 모습은 어린이와 닮았다. 종종 엉뚱하게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자유롭게 꿈을 꾼다. 특히 정비소로 가는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비상구 문을 열게 되고, 불쑥 바깥으로 나서는 모습은 호기심 가득하고 천진한 어린이의 모습을 잘 담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어린이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딱 한 발을 내딛지 못하는 다른 로봇들처럼 말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 속에도, 개성을 인정하기보다 효율성을 강요하는 관리자 로봇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작가는 관리자 로봇을 통해, 어린이들이 마음껏 개성을 발휘하기 위해선 그 꿈을 존중하고 북돋아 줄 사회와 어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어린이가 꿈을 향해 성큼 한 발을 내딛고, 자신만의 색으로 세상을 다채롭게 물들일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하는 그림책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