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하고, 반대로 아랫사람은 윗사람 눈치보지 않고 자기 하고싶은 대로 직언을 아끼지 않는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요. 리더는 오만과 독선을 멀리하고 자신의 귀를 열어 주위 사람의 의견과 충고를 귀담아 듣고 이를 통해 그 사회를 통합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인 것이지요.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요. 여러분들은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요. 자신이 선지자, 지도자라는 오만과 독선에 빠져, 권력에 도취하고 이권에 완전히 매몰된 정치인이나 법률가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한스 프랑크(Hans Frank), 롤란트 프라이슬러(Roland Freisler), 칼 슈미트(Carl Schmitt), 빌헬름 슈투카르트(Wilhelm Stuckart), 에른스트 얀닝(Ernst Janning), 오토 게오르크 티락(Otto Georg Thierack), 프란츠 귀르트너(Franz Gurtner), 에른스트 칼텐브루너(Ernst Kaltenbrunner), 하르트무트 라우헤르(Hartmut Lauterer), 발터 부흐(Walter Buch). 이상은 나치 정권에 협력하거나 부역한 대표적인 10명의 법률가들입니다. 12·3 사태 이후, 개인적인 탐욕을 숨기고 이를 교묘하게 포장한 변호사 자격증 가진 자들의 이른바 ‘아무 말 대잔치’를 보면서, 영화 ‘친구’의 “마이 무어따 고마해라.”라는 대사가 떠오르는 것은 비약이 심한 농담일까요. 부디 여러분은 나치 전체주의 정권의 앞잡이가 되었던 칼 슈미트(Carl Schmitt) 같은 법률가가 아니라, 구스타프 라드브루흐(Gustav Radbruch) 같은 법률가, 덜 출세하더라도 사회정의 실현과 인권 향상을 위해 힘을 보태는 법률가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5년도 제14회 형사기록형 변호사시험 문제에는 과거 모의시험 문제에서 출제되었던 사안들이 포함되어 있고, 325조 후단 무죄를 쓰는 부분은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다소 많은 답안 분량에도 쉽게 적응한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모의시험과 변호사시험 기출자료는 여전히 중요하므로 이를 토대로 차분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예비 재판연구원들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 전에 교육을 받으면서 보수를 지급받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고 노력해 주신 대법원장님, 법원행정처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스스로를 믿고 한발짝씩 꾸준히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025년 2월
노수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