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창작의 지름길을 제시하다
소설창작이란 그야말로 자유로운 영혼의 세계이다. 소설 쓰기의 규범이 정해져 있을 수 없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좋은 소설에는 늘 훌륭한 기법이 있다. 화가가 사물의 색채나 기본 구조, 스케치의 숙달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듯이, 선배 작가들이 구축해 놓은 창작의 기법을 먼저 익힘으로써 그것을 뛰어넘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생각에는 더욱 동의한다.
오직 창작의 열망만을 가지고 있을 뿐, 한 번도 소설을 써 본 적이 없던 독자들이라도 이 책을 통해 소설을 쓰게 되고, 소설을 읽는 눈을 갖추게 되고, 번듯한 소설 한 편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이 자신의 역량을 새롭게 발견하여 작가의 길을 걷게 될지, 좋은 독자로 남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경우가 되던 창작의 기쁨과 가치를 아는 이로 살아갈 것임에는 틀림없다.
(제3판) 소설창작 강의
≪(개정판) 소설창작 강의≫에서는 초판본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문장과 생각들을 다듬고, 6강 ‘누가 이야기할 것인가’ 부분을 수정, 보완했다. 그동안 ‘이인칭 소설’에 대한 연구의 성과를 반영하고 이인칭 소설 역시 일인칭 소설이나 삼인칭 소설과 마찬가지로 서술자의 위치에 따라 체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12강 ‘소설의 문체와 말하기 기법’에서 ‘인물의 말을 서술자가 말하기’ 부분도 수정하여, 현대소설에서 점점 많이 쓰이는 ‘자유간접화법’을 좀 더 명료하게 정리하였다.
이번 ≪(제3판) 소설창작 강의≫은 개정판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소설의 문체에서 ‘시적 산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해 〈8강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단원에 ‘시적 산문’에 대한 작은 꼭지를 덧붙였고, 좀 더 적절한 소설의 예문을 찾아 교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