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크기를 함부로 줄이지 마라!”
성장이 멈춘 시대에 필요한 건 ‘타협’이 아닌 ‘도전’이다
10평 남짓한 동네 가게인 ‘교촌통닭’이 대한민국 국민 브랜드 ‘교촌치킨’에 이르기까지, 권원강 회장은 타협하지 않는 뚝심으로 시장의 숱한 부침을 이겨내 왔다. 하루에 치킨이 한 마리도 팔리지 않던 때에도 권원강 회장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월급을 포기할지언정 작은 이익까지도 과감한 마케팅에 투자했고, 누가 언제 먹어도 맛있는 치킨을 만들기 위해 붓으로 수백 번 소스를 바르는 까다로운 조리법을 고수했다. 원가를 낮출 줄 모른다는 시장의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비싸고 질 좋은 기름과 100% 국내산 재료만을 고집했다.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하는 사소한 노력과 내일을 위한 작은 투자가 결국에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저가는 고객을 불러오지만, 가치는 고객을 머무르게 한다. 저가 경쟁에 뛰어들면 단기적으로는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고객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은 가격이 아니라 가치에서 나온다.”
가맹점 매출 1위, 폐점율 0% 대의 기록적인 사업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권원강 회장의 마음가짐은 처음 교촌통닭을 열었을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현상 유지만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교촌의 눈부신 성공 앞에서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내일을 떠올렸다. 그는 안전 대신 위험을 무릅쓰고, 타협 대신 도전을 이어갈 때 진정한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성장이 멈춘 지금 이 시대에도 그의 경영 철학은 변치 않는다. 정도를 지키고,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정직이라는 가치관을 따라 걷는 것. 이것이 권원강 회장이 전하고자 하는 경영 철학의 본질이다.
“기준이 단순해지면 사업은 편해진다.”
오직 ‘정직’이야말로 최고의 상술이다
“누군가는 정직이라는 한 가지 원칙을 지키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기준이 단순하면 오히려 편해집니다. 다른 것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오직 거기에만 매진하면 되기 때문이죠. 열 가지 스무 가지 기준을 갖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간결합니다. 무엇을 먼저 지킬지 우선순위를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직은 나에게 선택 가능한 하나의 전략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이요, 근본입니다.”
사업을 할 때 최악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에 따라 결정하면 시간이 지난 뒤에도 후회가 안 되고, 손해를 봐도 그때뿐이기 때문이다. 권원강 회장은 사업의 기준을 ‘정직’에 두고 그 어떤 상황이 와도 끝까지 지켜왔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 경쟁의 압박, 단기 이익을 취하라는 유혹이 닥쳐올 때마다 그는 가장 먼저 정직이라는 나침반을 꺼내 들었다.
조류독감으로 인해 급히 계약한 닭의 품질이 좋지 않아 10억 원어치 닭을 처분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시장 상황이 나빠져 가맹점주들이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며 80억 원의 이익을 내려놓고 400여 개의 가맹점 확장 계획을 포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객과의 신뢰를 지킬 길이 무엇인지, 가맹점과의 약속을 지킬 방법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한 것이었다.
이러한 기준이 있기에 권원강 회장은 숫자로만 실적을 논하지 않는다. 작년 대비 얼마, 타사 대비 얼마를 이야기하며 걱정만 부풀리는 일을 경계한다. 그 대신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를 먼저 바라본다. 교촌이 지향하는 가치와 걸맞은 방향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 지표를 숫자로만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원강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진심을 다해 정도를 걸으면 좋은 결과는 저절로 따라오는 법이다. 흔하고 뻔한 말처럼 보이는가? 그러나 이를 얼마나 실천할 수 있는가에서 기업의 진짜 가치가 드러난다. 또한 기준이 단순해지면 사업은 편리해지는 법이다. ‘정직’이라는 가치를 지키다 보면 다른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정직하면 밥맛도 좋고 잠도 잘 오고, 떳떳하니 무엇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가치관이 올곧은 기업은 어떤 위기가 와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눈앞의 위기를 걱정하고 당장의 이익에 휘둘리기에 앞서 분명한 경영 철학을 세워야 한다는 걸 우리는 권원강 회장의 행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불황의 끝을 가늠하기 힘든 이 시대에 경영인으로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자신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라보고 운영해야 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