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수께끼 같은 고양이의 매력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만드는 보석 같은 그림책
"작디작은 장난꾸러기, 이 고양이는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다."
- 가도노 에이코 (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 원작자)
다묘 가정의 집사인 구라하시 레이가 자신의 반려 고양이들을 모델로 작업한 『아기 고양이 토토』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고양이들의 엉뚱한 행동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수수께끼 같은 고양이의 특성은 ‘토토’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유머러스하게 드러난다. 여섯 마리 고양이 중 가장 작고 까만 토토는 밥 먹는 시간이나 놀이 시간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오지만, 집사가 이름을 부를 땐 좀처럼 오지 않는다. 낮잠 시간이 되면 창가 아래에서 본능적으로 따뜻한 햇살 아래를 찾고, 나란히 누워 낮잠을 자다가도 집사가 눈을 떠 보면 어디론가 사라져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게 만든다. 힘들게 찾아 내면 어둡고 좁은 곳에서 자고 있기 일쑤고, 같은 자리에서 내내 잠을 청하다 밤이 되어 집사가 자러 갈 준비를 시작하면 그제야 기지개를 켜고 활동 재개를 준비한다.
이때 작가는 장면별로 강조하고자 하는 표정이나 자세 변화 등을 세밀하게 포착해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라인 드로잉으로 표현하면서 마치 고양이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고양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엉뚱한 행동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묘사해 평소 고양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독자들까지도 어느새 그 묘한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누군가를 아는 것은 그 존재에 대한 이해를 넓혀 주어 더 많은 상호작용과 교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독자들은 토토를 보며 알쏭달쏭 고양이의 특성을 하나둘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고양이와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한 존중과 배려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작은 존재를 지키고 돌보는 세계의 따뜻함을 일러주는 그림책
『아기 고양이 토토』 속 고양이와 어린이는 반려동물과 반려인 사이의 건강한 관계성을 보여 준다. 두 존재는 한 지붕 아래 동고동락하는 가족인 동시에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서로의 곁을 지키며 정서적 교류를 이어가는 가장 좋은 친구로 그려진다. 나아가 이 책은 고양이를 돌보느라 분주한 책 속 꼬마 집사의 모습을 통해 반려동물과의 깊은 유대 형성을 위해 반려인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를 제시한다. 어린이 독자들은 또래의 주인공이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는 모습이나 고양이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장난감을 잔뜩 가져와 이리저리 흔드는 모습 등을 보며 서로 교감하는 즐거움, 자신보다 작은 존재를 사랑으로 돌보는 기쁨 등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사랑은 책임감에서 비롯됨을, 사랑의 다른 말이 곧 책임감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숨은그림찾기 요소의 도입, 상상을 자극하는 열린 결말로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하다
여섯 마리 고양이와 꼬마 집사의 어느 평범한 하루를 잔잔하게 그린 이 책은, 집안 이곳저곳 잘도 숨어드는 고양이의 특성에서 힌트를 얻어 낮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가 사라진 고양이들을 찾아 나서는 장면에 대표적 그림책 문법의 하나인 ‘숨은그림찾기’ 요소를 적용했다. ‘숨은그림찾기’는 독자들이 책 속 어린이와 함께 옷장 속 고양이를 찾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이야기 전개에 리드미컬한 긴장감을 주면서 독자의 집중을 환기하고, 신선한 즐거움과 놀이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책 속의 어린이가 고양이들과 장난감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듯, 작가는 이 숨은그림찾기 요소를 통해 독자에게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려 준다.
한편 모두가 잠든 밤에도 말간 눈으로 계속 놀고 싶어하는 마지막 장면의 토토는 수많은 어린이들과 닮아 있다. 토토에게 밤은 아무 상관없다고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며 마무리되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한밤중에 펼쳐질 토토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상상을 자극한다. 캄캄한 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어린이 독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기 고양이 토토가 들려 줄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며 더욱 깊이 있는 독서의 경험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