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시들은 소박하다. 진솔하다. 담담하다. 푸른 풀밭과 쉴만한 물가와 같다. 하나님, 자연, 그리고 사람이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신앙고백이다. 말씀 블레싱, 청계산 기도원, 향일암과 십자가, 은비(grace rain), 말씀의 우물을 피게 하소서, 너는 행복자, 삼위일체봉, 기도의 걸음으로, 십자가와 목련, 커피와 익투스 등등 제목에서부터 저자의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믿음, 그 길을 걸어가며 맛본 삶의 애환, 기쁨과 감사, 찬양과 경배가 담겼다. 이 책에 수록된 마지막 시 “천왕봉 일출”에서 저자는 “기도하며 오르게 하신 하나님 / 말씀을 되새김질하며 오르게 하신 하나님 / 어둠을 뚫고 두려움 없이 오르게 하신 하나님 / 천왕봉 일출을 보며 노래하게 하신 하나님 / 이 모든 것이 은혜이다”라고 고백한다(244쪽).
저자의 신앙고백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자연 예찬과 어우러진다. “낙조”에서 시인은 “화사한 햇빛 온몸 비춰오고 / 햇빛에 반사된 호수 / 은빛으로 반짝이고 / 드넓은 호수면을 감싸 안은 산들 / 이름 모를 산새들 소리 / 솔바람 소리는 /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이어라”라고 노래한다(123쪽). 가덕도 어음포, 개벼리 길(추억의 옛길), 통천문(천문산), 오륙도, 수반(水盤)이 된 천왕봉, 백두산에 올라, 진양호 전망대, 황매산 억새평원, 거제 망산에 올라 등등 멀리 있지 않아 가까운 그의 주변 하나님 지으신 금수강산을 노래한다.
“깨국수 먹을래? / 올해 들어 처음 물음이시다 / 네, 그러지요! / 몇 시에 올끼고? / 저녁 여섯 시에 / 먹으러 갈께요! / ··· / 작은 절구에 / 절굿공이로 찧어 만드시는 / 구순 어머니만의 메밀 깨국수 / 칠순 아들은 가슴 벅차다 / 맛에 / 은혜에 / 감사에.” “엄마표 깨 국수”의 일부다(212쪽). 이 책에는 사람 사는 정이 있다. 사람을 위한 축복이 있다. “여기 진주에 열린 / ‘카시강’에서 / 식사하는 모든 이가 / 열방의 사람들이, / 생명의 빛으로 오신 / 그분을 만남으로 / 어두움 물러가고 / 구원의 은혜가 / 평강과 기쁨, / 사랑과 소망, /
치유와 회복, / 행복이 있으라!” “카시강을 열며”의 일부다(61쪽). 사람을 향한 저자의 마음이 담겼다.
시로 그림을 그리기 원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기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