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꽃병 살려!”
절체절명의 순간에 발견한 문제 해결의 치트 키!
앙리는 흘러넘치는 물을 다른 꽃병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커다란 자루걸레로 물방울을 닦고, 스펀지로 꽃병 입구를 막아 보기도 하지만 흐르는 물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오히려 물은 더 많이 흘러넘칠 뿐이죠. 급기야 분화구 벌판으로 달려가 안에 든 물을 모두 쏟아 버리려고 하지만, 앙리는 결국 문자 그대로 깊은 구덩이에 빠지고 맙니다. 이 구덩이에서 앙리는 스스로 빠져나와야 합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오래된 속담이 있습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선망이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으레 느끼는 불안함, 초조함, 또는 뒤처지고 있다는 감각은 경쟁 사회에 내몰린 현대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일상 속에서 숱하게 느끼는 감정입니다.
물론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몹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 자체를 부정하고 마냥 터부시하기보다는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 감정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 마음속 걱정과 불안을 피하고, 숨기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부딪쳐야 합니다. 앙리가 흘러넘치는 물을 막을 방법을 찾아낸 곳 역시 자기 자신에게서 흘러넘친 바로 그 물속입니다. 어쩌면 해결책은 생각보다 가까이, 내 안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걱정과 불안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
《걱정 많은 앙리》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다루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불안과 초조함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할 때 생겨나는 마음입니다. 작가는 그것을 다루는 방법은 우리 마음속에 있으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할 때 비로소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카트린 르파주는 인간 내면의 입체적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독특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독자에게 소개합니다. 꽃병은 본래 꽃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용도가 확실한 물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앙리는 스스로가 쓰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가 쓸모없게 느껴진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림책의 주인공으로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작가는 독자가 주인공에게 더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적절한 ‘물건’을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또, 화려한 색감과 적재적소에 사용된 다양한 질감, 그리고 콜라주 기법의 결합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이제 그림책, 그래픽노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통통 튀는 예술가의 세계관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