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히고 말 거라는 놀림에도 꽃을 피우고픈 씨앗의 꿈
‘잡초’라는 편견에도 기어코 꽃을 피우는 도전과 희망
‘꿈틀꿈틀’ 자라서 꽃을 피우기 위해 씨앗은 포근한 흙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바로 그때 “누군데 내 화분에서 꿈틀대는 거야?” 위에서 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보니 씨앗이 있는 곳은 난 화분 속이었습니다.
씨앗은 반갑게 인사하며 난에게 싹을 잘 틔우도록 뿌리를 조금만 옮겨 달라고 부탁합니다. 난은 씨앗에게 넌 잡초라며 흙을 뚫고 나가 봤자 금방 뽑히고 말 것이라고 말합니다.
씨앗은 난의 비웃음에도 자신도 꽃을 피우고 말 거라며 계속해서 바깥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마침내 희미한 빛이 보이고 삐죽 땅을 뚫고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난 화분이 있는 곳은 병실이었습니다. 그곳에는 가냘파 보이는 한 아이가 난 화분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드디어 아이의 눈에 새싹이 들어오고 새싹은 난의 말처럼 뽑히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예쁜 꽃을 피우는 잡초처럼 희망의 꽃을 피우는 아이들
하나의 씨앗이 새싹을 틔우려면 적정한 물과 햇빛, 온도 등 발아 과정이 필요합니다. 싹을 틔우더라도 꽃을 피우기까지는 발아 과정보다 더 지난한 통과의례를 겪어야 합니다. 온도, 습도, 양분, 햇빛 등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질 때 잘 자라고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모든 생명은 씨앗처럼 탄생과 성장을 거치고 사람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라도 안온하고 평탄하게만 자라날 수 없습니다. 잘 자란 온실의 화초가 온실 밖에서는 살아가기 힘들 듯 아픔과 좌절을 겪고 성장할 때 인생의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꿈을 무시당하고, 놀림당하면서도 꿈과 희망을 놓지 않는 새싹은 바로 아이들의 꿈과 희망입니다.
목표를 향한 도전과 용기, 이를 통한 성장의 과정을 누구나 공감하도록 풀어냈습니다. 잡초라는 편견과 식물의 성장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노명숙 작가가 글을 쓰고 백명식 작가의 따뜻한 그림을 더한 고래책빵 그림책 다섯 번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