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똑 닮은 뜻밖의 그곳에서 찾은
너희 학교 얘기를 들려줄래?
새 학기, 새 교실, 새 친구, 새 담임 선생님, 새 교과서. 모든 게 처음인 데다, 친한 친구도 없고, 공부는 어려울 게 뻔하고, 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라고요? 쉿,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요. 사실 우리 학교는 말이죠, 놀이공원이에요. 사람도 줄줄이 자동차도 줄줄이 학교 가는 길은 생각만으로도 기차 여행을 하듯 구름처럼 몽글몽글 웃음이 피어나요. 구름 기차처럼요. 처음이라고 너무 걱정 말아요. 선생님 따라서 데굴데굴, 친구들과 함께 동글동글 움직이다 보면 대관람차처럼 어느새 하루가 금방 간다니까요. 국어, 수학, 영어! 으악, 정신없지만, 룰루랄라 즐기다 보면 쉬는 시간은 롤러코스터처럼 짜릿하죠. 안녕! 신나게 먼저 인사하면 사파리보다 더 멋진 친구가 생기고요. 아무리 쿵쾅쿵쾅 어려운 일도 함께하면 킹바이킹처럼 먼바다도 누빌 수 있답니다. 내 친구들은 생김새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달라요. 그래서 모이면 놀이공원 퍼레이드보다 훨씬 즐겁고 신나죠. 우리 학교는 궁금하고 재미있고 매일매일 기대되는 놀이공원, 제 말이 맞죠? 놀면서 배우는 우리 학교, 이제 우리 학교보다 더 멋지고 신나는 여러분의 학교 얘기를 들려줘요.
말놀이 그림책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이는
김지영 작가의 상상 씨앗 그림책
말놀이는 어른과 아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똑똑한 활동입니다. 풍부한 어휘력은 물론이고 그에 따른 다양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원활한 소통은 사회성 또한 자연스레 발달시키죠. 하나의 소재로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단어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경험은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파란자전거의 말놀이 그림책은 ‘엄마와 아빠에서 친구와 학교’로 소재를 연결해 나를 둘러싼 가족과 친구, 더 나아가 사회로 생각을 넓혀 가며 공감과 이해, 소통과 어울림을 담아냈습니다. 마음의 소리를 다양한 의태어와 의성어로 표현하고, 작가의 경험과 상상력이 구현해 낸 한글 자모의 아름다움은 독자의 마음을 울리고 또 다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학교 ㄱㄴㄷ》을 작업한 김지영 작가는 아이들 마음속을 들여다본 듯 섬세한 감정을 읽어내 세심하게 단어를 고르고, 간결하면서도 겹침과 어긋남이 만들어 낸 우연의 미가 살아 있는 판화 기법을 이용해 다양한 상황과 미묘한 감정들을 풍성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학교 건물에 가려 얼핏얼핏 보이는 놀이 기구는 긴장감에 가려 자칫 놓치고 있을 아이들의 설렘을 수면으로 끌어올립니다. 설렘을 시작으로 유령의 집 앞에 선 아이의 뒷모습은 어렵지만 배우고 나면 별것 아니기도 하고, 하기 싫기도 하지만 궁금하기도 한 배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지요. 얽히고설켜 이리저리 부딪히며 즐기는 범퍼카는 실수를 딛고 일어서는 용기를 알려주고, 선생님을 선두로 킹바이킹을 타고 함께 응원하는 친구들은 아무리 힘든 일도 함께하면 거뜬히 해낼 수 있을 듯합니다. 공포와 긴장을 자아내는 놀이 기구의 기계음에 자지러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섞이고 경쾌한 음악 소리와 어울리며 흥미진진한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듯, 우리 마음속 긴장과 두려움에 가린 설렘과 호기심과 즐거움과 용기를 이끌어내는 김지영 작가의 상상 씨앗 그림책을 통해 학교가 즐거워지는 것은 물론, 늘 설레고 즐거운 ‘처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