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요리법은 퓨전이다. 고대 중국 문명과 농경문화에 뿌리를 두고 전반적으로 맛의 조화와 건강, 노련한 칼솜씨와 재료의 궁합이 주를 이룬다. 일찌감치 왕조 국가를 이루었으며 무역로를 개척하고, 식민지를 포함한 각 나라마다 굴곡진 역사처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거기에는 자연 조건에 따른 결과들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스며들어 나타난다. 수천 년에 걸쳐 이웃 나라들과 서로 어우러져 발전해 왔으며 말 그대로 전 세계적인 “퓨전” 요리의 좋은 예가 되었다.
아시아 대륙은 지역적으로 세계의 땅덩어리에 드넓게 걸쳐 있다. 서쪽의 터키에서 시작하여 동쪽으로 필리핀과 일본의 동해안까지 펼쳐진다. 문화와 요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우리가 아시아 사람을 말하거나 아시아 요리를 가리킬 때는 동아시아 요리법이나 동남아시아 요리를 말한다. 즉, 중국, 타이완, 한국,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일컬으며 그 언저리의 몽골과 버마도 포함된다.
아시아 요리는 고대의 교역로를 통해 형성되었다. 무역로는 중국이 자리한 동남아시아에서 출발해 인도까지 그리고 아랍 지역을 거쳐 유럽에 이른다. 상인들과 교역물품들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다시 서쪽에서 동쪽으로 오가는 동안 서로 다른 종교뿐만 아니라 새로운 재료와 요리 방법이 소개되었다. 예를 들면 중동과 인도에 이슬람문화가 영향을 끼쳤고, 힌두교가 인도에서 뻗어나갔으며 유럽의 상인들과 식민지 지배자들은 기독교를 가지고 왔다. 중국인들은 고대 철학과 함께 쌀을 경작하는 농경술을 퍼뜨렸다. 그리고 고수, 쿠민, 계피, 정향 같은 향신료가 전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16세기에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신세계에서 토마토, 땅콩, 옥수수, 고추 같은 작물들을 가져와 이들을 이용한 요리법이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유럽 전 지역으로 널리 전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