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에세이, 푸드에세이에 새 지평을 연 의학과 인문학의 향연, 그 치유의 식탁
- 정신의학 컨텐츠를 코스요리의 형식 및 인문학적 서술에 담아 일반인이 일상적인 삶에서 이해하고 치유하며 실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신의학이 낯설고 마음이 닿지 못할 요원한 대상이라 여겨서, 지식 따로 행동 따로 분리되 고 그 앎이 머리와 이성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앎과 마음 짓기가 나 를 형성하고 다듬어 주는, 그래서 종국에는 나 ‘홀로’도 또 타인과의 ‘함께함’에도 편안과 행복 을 가져다줄 실천적 비법 같은 것이라면, 오늘 음식이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마음 이야기를 좀 더 수월하고 친근하게 풀어줄 것입니다.
매일의 다양한 음식이 제게는 일종의 ‘뮤즈’였습니다. 뮤즈muse는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시와 음악, 그리고 여러 예술 분야를 관장하던 아홉 여신 중 하나로, 작가나 예술가들에게 재능과 영감을 불어넣어 주던 예술의 여신입니다. 정신의학이 낯설고 마음이 닿지 못할 요원한 대상이라 여겨서, 지식 따로 행동 따로 분리되어 그 앎이 머리와 이성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음을 앎과 마음 짓기가 나를 형성하고 다듬어 주는, 그래서 종국에는 나 ‘홀로’도 또 타인과의 ‘함께함’에도 편안과 행복을 가져다줄 실천적 비법 같은 것이라면, 오늘 음식이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마음 이야기를 좀 더 수월하고 친근하게 풀어줄 것입니다.
오늘은 파인애플을 닮아보자. 함께 모인 이들을 비난 혹은 배척하거나 분열을 일으키지 말고, 서로 어울려 뜻을 맞추고 ‘함께’의 시간 동안 화합하다 보면, ‘개개인’도, ‘우리’라는 공동체도 다양한 역할로 활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파인애플이 환대와 환영, 행운과 다산을 상징한다고 한다. 마치 오랜 다져짐의 경험 이후에 결국 왕관을 받는 승리자의 모습처럼, 뾰족한 왕관을 쓴 파인애플이 우리 모두에게도 행운과 기쁨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뇌를 사용하고 훈련하기에 따라 ‘뇌부자’가 될 수 있다. 뇌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고, 최적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활용해 보자. 키위새는 눈과 날개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며 퇴화되었고, 그래서 날개가 없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두뇌의 다양한 부위를 충분히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겠다. 또 적절한 쉼과 힘찬 활동으로 ‘마음의 입가심’을 하자.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 마음이 맑아지고 밝아져 서로의 잠재력까지도 키워줄 수 있는 새로운 키위를 싱그럽게 맛보도록 하자.
극단적으로 ‘다 할 수 있어!’ 혹은 ‘나는 못해!’와 같은 흑백의 명도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흑과 백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회색을 살아내면서 다양한 색상과 채도의 풍성함을 경험해 보자. 그러자면 자만할 수가 없다. 내가 다 아는 듯 여겨 더 이상의 배움을 차단한다거나, 내가 최고이니 다른 말은 듣지 않겠다는 태도는 지양하고, 나도 잘못할 수도 있다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의심과 용기로, 새로운 배움을 시도하면서 한 단계씩 성장해 가는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다시 서두로 돌아가 요리 재료의 정량을 측정하기 위한 영점조절 장치를 떠올려 보자. 영점조절은 영어로 callibration 혹은 tare라고 한다. 후자는 “음식이 낭비되거나 부족하거나 불완전하지 않도록 용기 무게를 0으로 두는 조절”을 의미하던 중세 프랑스어에서 어원을 찾게 된다. 마음의 증상과 신체 증상의 원인을 몸과 마음 ‘밖에 있는 다른 어떤 것’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실제 외부에 원인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선은 우리 몸과 마음을 영점 조절하자.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충분한 수면, 따사로운 볕을 쬐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기본기를 탄탄히 다질 때, 마음 읽기는 물론이고 몸의 신호를 읽고 해석하기도 더욱 수월하고 정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