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는 레즈비언 커플이 겪는 소소한 일상을 통해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 낸다. 청소년 시절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감정을 깨닫고 나서 세상이 정해 놓은 규칙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답답함과 두려움 속에서 자신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사회에서도 퀴어 커뮤니티에서도 설 곳을 찾지 못한 지은이의 현실은 소속감과 안정을 찾기 어려운 성소수자들의 현실을 보여 준다. 사회에서 성소수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평범과 사회가 요구하는 평범의 간극을 끊임없이 되새긴다. 그녀가 마주하는 현실은 끊임없이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이는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질문이다. 사랑, 성, 결혼, 가족에 대한 일방적인 규범과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한국 사회의 벽은 높다.
지은이는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탈코르셋, 비연애ㆍ비혼, 페미니즘, 젠더롤, 동성혼 문제까지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한다. 차별과 혐오, 편견 속에서 이중적인 차별을 겪는 레즈비언으로서의 고민들은 어찌 보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해준다. 지은이의 문제제기를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쉽게 지나쳤던 아주 작은 문제부터 다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또한 사랑이란 보편적인 감정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애한다는 사실을 숨겨야 하는 현실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지키며 살아가는 민서와 지원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보통의 연인들의 설렘과 행복, 어려움, 아픔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지는 사랑을 보여 준다. 두 사람은 매일같이 소소한 일상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작은 기쁨을 함께한다. 『K-레즈 생존기』는 민서와 지원이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고민과 갈등을 겪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와 소소한 행복을 나누며 살고 싶은 지은이의 꿈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