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까지 257일의 기록
매 순간의 장면들을 진정성 있게 포착한 경이로운 에세이
출판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도전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어떤 아이가 태어날지, 정확히 언제 태어날지, 앞으로 이 부부에게 어떤 일들이 생길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은 출발했다. 특정한 방향을 정해두고 쓸 수 있는 글이 아니었다. 이미 겪은 일을 회상하고 곱씹으며 쓰는 글이 아니라, 현재, 그러니까 지금, 어떤 일을 겪고 있고 또 마음 상태가 어떤지,떠오르는 생각이 무엇인지에 따라 글의 방향이 정해졌다.
그렇게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쌓아온 하루하루의 성찰과 마음을 따라 적어 내려간 257일간의 기록이 한 권의 에세이로 탄생했다.
이 책을 단순히 한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아빠의 이야기라고만 하기엔 부족하다. 이미 어른이지만, 또다른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시작처럼 우리 삶도 나아가려는 방향이 애초부터 정해져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루하루 성장하며 살아내고, 그때그때의 희로애락을 소화해 내며 삶의 궤적을 만들어 가는 우리의 모습은 저자가 한 생명을 만나 삶을 탄생시키는 과정과 무척이나 닮아있었다. 우리는 저자와 같은 어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저자의 아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첫 탄생까지의 과정을 무한 반복하며 성장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 걱정과 염려, 다소 부담스러운 잔소리 속에서 지난 챕터들을 마무리하고 매번 새롭게 태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태어날 때마다 삶의 책임감도 더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그 과정들을 저자의 글을 통해 목도하게 되었다. 그 속에서 누구보다 아름답고 찬란한 우리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매 순간 빛나고 벅찬 탄생의 순간이 담뿍 담겨 있는 하나의 책이 태어났다. 한 아이가 태어남
과 동시에 한 아빠가, 엄마가 태어나는 과정은 이 책이 태어나던 날들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