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와 트레일, 집앞에서 보스턴까지
즐거운 달리기 여행 인문학
“오늘도 여전히 달립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달리기 선수가 되어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달리고는 그만두었다. 재미가 없었던 그 ‘달리기’는 어른이 되어 다시 시작했을 때 스스로 진화했다. 일단 출발한 달리기는 실력이 쌓이며 취미가 됐고, 사람과 대회를 만나 재미있는 놀이가 됐다. 다른 러너들과 어울리며 유대감이 생겼고 우정도 깊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삶의 지혜와 자아도 발견하게 되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달린다. 러너들의 달리기 예찬은 밤을 새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다. 달리기의 다양한 이유와 쓸모, 달리기 여행의 다양한 방법과 매력, 기쁨을 공유하고 싶어 기록하기 시작했다.
달리기 클럽의 운영자가 되고 동네 러너에서 마라토너가 되었는데, 어느 순간 달리기가 설레지 않았다. 권태기가 찾아왔을 때 계획한 ‘바닷가 달리기,’ 일명 블루로드. 부산에서 강원 고성에 이르는 해파랑길의 일부로, 영덕 대게공원을 시작으로 고래불 해수욕장에 이르는 60km가 넘는 해안길이다. 영덕에서 시작된 첫 여행 달리기는 어린아이처럼 경쾌했고, 여행은 또 하나의 달리기 이유가 됐다.
여행지에서는 새벽 러닝을 즐기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놀이로 조금씩 달린다. 한 달 유럽여행을 갔을 때 런던마라톤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가족과 함께 응원을 하며 현장분위기와 런던을 즐겼고, 런던마라톤이 아니면 어떠한가, 하이드파크에서 열리는 동네 마라톤을 신청해 5km를 달렸다.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 등 러너의 여행법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춘천마라톤에서 3시간 28분 31초,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59분 26초를 찍으며 러너들의 꿈 서브3(풀코스 마라톤 3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했다. 어디서나 즐겁게 달리며 “글쓰기는 모르겠지만 러너로서는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낫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러너다.
평일에는 서울 중랑천과 당현천에서 달리고, 주말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 여행하며 달린다. 영남알프스에서 ‘달리기 영화’ 한 편 찍은 듯 트레일 러닝을 했으며, 지난했던 코로나가 끝나고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했다. 달리기를 권하고 달리기 여행을 제안한다. 많은 분들이 달리기를 통해 오늘을 바꾸고 여행을 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달리기 친구 홍시기, 올레와 함께라면 어디든 달린다!
매일 어디서나 달리는 20년차 러너의
재미있고 쓸모있는 달리기 이야기
저자의 닉네임 ‘막시’는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인공 막시무스를 좋아해 지은 이름이다.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막시무스에게 왕이 되라고 했을 때,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습니다” 라며 거절한 모습에 반해 20년 이상 막시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 막시무스처럼 사회적 지위나 권력보다 가족, 나아가서는 사람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막시를 회사 달리기 동호회로 이끈 친구는 ‘홍시기’다. 막시는 홍시기에게 사회 동호회를 소개했다. 한 번씩 주고받으며 이들은 끈끈한 달리기 친구로 거듭났다.
아들 덕분에 모인 동네 엄마들의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동네 형 ‘올레’. 여러 번 만나며 괜찮은 사람이구나 싶어 러닝 클럽 가입을 꼬드겼다. 몇 차례 권했을 때 정기모임에 나와 급속히 친해졌다. 동네 형에서 달리기 친구가 된 올레는 전직 PD 출신이며, ‘마라톤을 피크닉처럼’ 즐기는 유튜브 채널 ‘마라닉TV’를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결성된 ‘달리기 삼총사’는 릴레이 구간 마라톤 대회, 유명산 캠핑 러닝, 대마도 마라톤 대회, 1박2일 한강 호캉스, 부산 그린레일웨이, 속리산, 제주를 함께 달리며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권태기 없이 매번 설레고 즐거운 ‘달리기’는 함께여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달리기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뛰는 러너로 그는 오늘도 힘차게 어디선가 달리고 있다.
책의 각 장 마지막에는 러닝 장비 및 부상 대응법, 달리기 다이어트, 추천 유튜버 등 달리기에 도움 되는 각종 팁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