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아동 도서상 2년 연속 수상!
서늘한 공포와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아름답고 매혹적인 호러 판타지 시리즈
“아름다운 문장, 빼어난 일러스트… 올해 최고의 미들그레이드 도서.”-《가디언》
“푹 빠진 채 밤을 새우게 될, 숨 막힐 듯 놀라운 책.”-《북리스트》
“호러와 감성이 조화로운 작품. 주목해야 할 작가.”-《더북셀러》
“소름을 돋게 할 줄 아는 작가.”-《텔레그래프》
“괴물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해석.”-오언 콜퍼
“독보적이다. 짜릿하다. 뭉클하다.”-셰인 헤가티
◆ 괴물- 단순할 수도 복잡할 수도 있으며, 두려워할 수도 공감할 수도 있는
작가 파드레이그 케니는 ‘작가의 말’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품어 온 괴물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드러내면서, 룩헤이븐의 괴물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밝힌다. 그리고 1, 2권을 통틀어 가장 유니크한 괴물 캐릭터인 ‘피글릿’의 구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거대한 저택과 지하 깊숙이 자리한, 단단히 잠긴 거대한 문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더불어 이런 의문이 들었다. ‘만약 괴물들도 두려워하는 괴물이 있다면 어떨까?’ 왜 괴물들이 그 존재를 두려워하는 건지 나 자신에게 되묻자 거의 곧바로 답이 나왔다. _‘작가의 말’에서
피글릿은 「룩헤이븐」 이야기를 더욱 신비롭고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캐릭터이면서도 난해하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본문에 따르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속하지 않기에, 시간을 뛰어넘은 존재이기에, 다른 이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피글릿은 어떤 모습도 하고 있지 않으며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는, 누구보다도 나이가 많지만 누구보다도 어린아이 같은, 괴물들에게조차 미지의 존재이며 그래서 두려운 대상이다. (그러나 미러벨은 피글릿을 너무나 사랑하여, 마침내 그를 지하에서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한다.)
룩헤이븐 가족이 피글릿은 위험하다며 지하 깊숙한 곳에 봉인해 둔 것, 룩헤이븐을 방문한 다른 가문의 괴물들이 피글릿의 등장에 사시나무 떨듯 공포에 질렸던 이유는 피글릿이 지닌 막강한 힘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어서이거나, 이미 그 능력을 어렴풋이 알기에 더욱 두려워했던 것일 수도 있다. 피글릿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단숨에 그의 삶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으며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피글릿이 본 것을 동시에 보게 된다. 그렇기에 피글릿에게는 말이 필요 없고, 언어라는 것은 느리고 번거로운 수단이다.
하지만 피글릿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평생 알지 못했던 개념, 즉 두려움이나 슬픔, 사랑 같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고, 언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피글릿은 구석에 숨는다. 그리고 운다. 흐느낀다. 델 듯이 뜨거운 눈물이 마구 솟아난다. 결코 그칠 것 같지 않다.
이제 피글릿은 슬픔이 무엇인지 안다. _본문에서
여자아이의 얼굴이 나타나자, 소년이 그 아이를 떠올릴 때 느끼는 온기를 피글릿도 느낄 수 있다.
이걸 뭐라고 하더라?
사랑. 그래, 소년이 그 아이에 대해 느끼는 사랑.
사랑.
언어. 피글릿은 생각한다. 언어란 참으로 작고, 꽤 어리석은 수단이지만 아주 강력하다. _본문에서
모두가 두려워했지만, 피글릿의 힘은 룩헤이븐 가족을 향한 인간들의 갑작스런 증오와 마을 사람들끼리의 오해를 단숨에 녹여 버리는 해결책이 된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증오심을 심어 주고 이간질을 한 장본인은 ‘말리스’라는 순전한 악의를 지닌 존재로, 작가는 그를 등장시킴으로써 우리가 진짜로 두려워해야 할, 무찔러야 할 진정한 괴물이 무엇인지 보여 주려 했다.
낮은 속삭임과 거짓말로 증오와 공포를 퍼뜨리는 자들이 진정한 괴물이다. 이 거짓 가득한 존재는 생김새는 우리처럼 생겼지만, 그들만의 은밀한 방식으로 평범한 사람을 괴물로 바꿔 버린다. _‘작가의 말’에서
그럴듯한 ‘말’로 현혹되어 혐오와 폭력 사태에 휘말렸던 사람들은, 말을 하지 못하는(말이 필요 없는) 피글릿을 통해 서로의 진실과 진심을 알게 되면서 갈등을 해소하게 된다.
『룩헤이븐 2. 저택의 침입자』에서는 괴물들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혐오를 다룬다. ‘괴물의 생명력을 뽑아내는 기계’를 개발한 악한 세력의 협박을 받고 룩헤이븐 저택의 숨어든 소년 빌리를 통해, 인간과 괴물 사이에서 태어난 ‘천출’이라는 개념을 등장시킨다.
“천출이라 불리는 그 아이들은, 언약을 어기고 인간을 사냥한 자보다 더 혐오스러운 존재 취급을 받았어요. 버림받은 자들 사이에서조차 버림받은 존재였죠.” _본문에서
다른 가문에서 온 괴물들은 이러한 천출을 향해 당연하다는 듯 차별의 시선을 보내지만, 룩헤이븐 저택의 수장 이넉 삼촌은 분명하게 말한다. “이곳은 천출이라 불리는 자들을 언제나 환영한다.”고.
이렇게 작가는 ‘괴물’이라는 키워드로 하고자 하는 많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러나 이 책의 특별함은 역시 그가 창조해 낸 괴물들과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배경에 있다. 여기에 독자의 심장을 건드리는 작가의 재능마저 더해져 ‘호러와 감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짜릿하고도 뭉클한 작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난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되, 그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싶었다. 독자들이 괴물에게 공감하고 연민을 느끼기를 바랐다. 사람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괴물도 좋지만, 나의 괴물들은 생김새를 넘어 또 다른 측면을 지녀야 했다.
늘 그랬듯이 난 파편들, 낯선 이미지, 기이하고 단편적인 문구에서부터 시작해서 괴물 가족을 창조해 냈다. 어째서인지 난 늘 결국에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만다. 이어 어린 소녀 둘이 등장했다. 둘 다 마음 둘 곳을 모르고, 외로운 아이들임을 깨닫고서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어째서인지 늘 난 결국에는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마니까. _‘작가의 말’에서
◆ 괴물의 마음을 빌려 표현한, 그 누구보다 인간적인 감정의 모양
어떤 이야기를 쓰든 결국 가족에 관하여, 결국 우정에 관하여 쓰고 만다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소중한 사람에 대한 감정의 깊이를 ‘상실’의 아픔을 통해 역설한다.
룩헤이븐 저택에 아버지와 함께 고기를 배달하는 프레디는 전쟁에서 형을 잃었다. 룩헤이븐 마을 전체는 같은 슬픔에 잠겨 있다. 톰과 젬 남매도 부모를 잃었다. 괴물 가족들 틈에서만 살아온 미러벨은 남매의 심경이 어떤 것인지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 거야? 누군가를 잃는다는 일 말이야. 우리는 인간과 달리 나이 들지도, 죽지도 않거든. 그래서….”
긴 침묵이 이어졌다. 정원에 갑자기 거대한 정적이 들어찼다. 심지어 꽃 무리조차 숨죽인 채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젬은 동정 어린 눈빛을 보내는 듯한 꽃들에게 눈길을 고정한 채 겨우 입을 열었다.
“아파.”
“어디가?”
젬은 눈길을 돌리고서 미러벨을 쳐다보았다. 낯선 언어를 이해하려는 듯 인상까지 쓰고 있는 걸 보니 미러벨은 정말로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젬은 가슴에 손을 얹으며 대답했다.
“여기.”
잠시 생각해 보고서 젬은 두 주먹을 꽉 움켜쥐며 덧붙였다.
“아니, 모든 곳이 다.” _본문에서
자신의 가족에 관련된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미러벨은 비로소 젬이 했던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깨닫는다.
미러벨은 철문에 이마를 대고서 잠시 숨을 골랐다.
“네 말이 맞아.”
젬은 어리둥절했다.
“뭐가 맞다는 거야?”
미러벨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젬을 바라보았다. 회색 눈동자에 고통이 가득했다. 이윽고 미러벨이 가슴에 손을 얹으며 대답했다.
“아파. 모든 곳이 다 아파.” _본문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괴물들에게도 겪어야 하는 고통이 있다. 바로 인간 친구들을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러벨과 오드는 마을 의사 엘런비를 떠나보내야 했고, 세월이 흐르면 젬도 떠날 것이다.
“이해할 수 있어요. 나도 죽음을 둘러싼 공포가 어떤 것인지 보았으니까요. 죽음을 마주하는 게 어떤 사람한테는 아주 두려운 일이라는 걸 알아요. 심지어 영원히 죽지 않는 자한테는 죽음은 두려운 일이에요. 곁에서 친구들의 죽음을 하나하나 지켜봐야 하니까요.” _본문에서
오드가 늙고 쇠약해진 엘런비와의 만남을 차일피일 미루며 딴청을 부리는 모습은 오랜 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고 싶어 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오드는 갯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를 서성였다. 여느 때처럼 달빛이 수면에 반사되어 윤슬이 반짝반짝 빛났다. 너무 자주 봐서 이제는 잔물결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뜻한 산들바람에 예의 그 찰캉거리는 소리가 실려 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똑같은 순간에 똑같은 부엉이가 울었다. _본문에서
마침내 그만의 방식으로 친구와 작별 인사를 하는 마지막 장면은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두 권의 룩헤이븐 이야기는 각각 굵직한 중심 사건을 다루면서도, 작가의 말대로 과연 가족과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전한다. 독자들은 상실의 고통은 결국 사랑의 깊이에 비례함을, 사랑하는 가족과 소중한 친구를 향한 애달프고도 아름다운 감정을 ‘괴물’이라는 차갑고 공포스러운 존재의 입장을 빌려 더욱 실감 나게 맛보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여기에 에드워드 베티슨의 섬세한 흑백 일러스트가 더해져 이 책의 감동을 고요하고 묵직하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