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일어나지 않을 전쟁은 없다”
다가오는 대한민국 최악의 시간,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파국의 신호
“6~18개월 사이에 북한이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포린 폴리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38노스》), “김정은이 잘못 판단해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포린 어페어스》).
최근 약 1년 사이,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을 지적한 주요 기사의 일부다. 전 세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전쟁 위험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휴전 상태인 만큼 남한과 북한 사이 전쟁 가능성은 늘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다르다는 것. 정작 전쟁의 직접 당사자가 될지 모르는 한국만 ‘지나친 과장이다’, ‘북한 입장에서 전쟁은 자살 행위다’라는 반응이다. 전쟁 불감증에 빠져 있다.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낸 국내 최고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이번 신작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에서 ‘제2의 한국 전쟁’이라는 미래 시나리오를 다룬다. 달라진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파국의 신호를 포착하고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미래를 경고하기 위함이다.
저자는 김정은의 마지막 승부수인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경로와 전쟁 양상에 관해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북한이 국지전을 일으킬 경우 가장 유력한 지역은 서해 5도 일대로, 이 중 우도와 연평도가 가장 위험성이 높다. 소규모 병력만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를 빨리 끝낼 수 있고 확전의 위험성이 낮으며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전술핵 전략을 쓴다면 서울이나 부산 등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은 일본과 가까워 일본의 두려움을 극대화할 수 있고 북한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북한 지역 핵 오염에서 가장 안전하기 때문에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상주 또한 남한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평평한 분지 지형이라 원폭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후보가 될 수 있다.
전쟁 이후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논의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최근 사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전쟁의 시작과 끝이 모호한 ‘이상한 휴전’, 북한의 사회주의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등 예상치 못한 결말들을 다룬다.
전 세계는 지금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학자 최윤식이 경고하는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5가지
저자 최윤식 박사는 오래 전부터 북한의 역사, 권력 구조, 사회를 분석해왔다. 한반도 전쟁의 발발 원인부터 전쟁의 전개 양상과 전쟁 후 상황까지 심도 있게 다루는 이번 예측은 북한의 정치·군사·경제·문화에 대한 분석뿐만 아니라 김정은이라는 인물의 특징, 최근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 중국의 지배 구조, 미국의 동향 분석을 토대로 했다.
1. 대만에서의 미중 충돌
중국의 군사적 팽창은 대만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미중 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미국이 대만을 두고 중국과 전쟁을 벌이게 되면 또 다른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군사력이 분산된 상황을 김정은이 노릴 가능성이 있다.
2. 체제 유지를 위한 도박
현재 김정은 정권의 강압적인 통치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북한 주민과 군부의 불만이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내부 균열이 심화되면 김정은은 전쟁을 통해 외부로 시선을 돌리려 할 것이다. 저자는 이 경우 전쟁의 목표가 군부의 불만을 잠재우고 민심을 전환하는 것이기에 전쟁이 길게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3. 백두산 폭발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백두산 폭발이 초래하는 자연재해가 국가 통치를 어렵게 만든다면, 2번 시나리오처럼 김정은이 전쟁을 국면 전환용 카드로 활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4. 전략적 기습 그리고 미국과의 협상
북한이 국지전을 시도한다면 ‘업그레이드된 하마스식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 기습 공격에 더해 군사 로봇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해 5도 중 가장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우도와 연평도를 꼽는다. 북한은 이 두 섬을 순식간에 점령한 후 서해 5도가 위치한 바다를 자기 영해라고 우기고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여 한국의 추가적인 확전을 막을 것이다.
5. 사이버 공격 가능성
북한의 사이버 전력은 세계 4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남한의 원자력 시설, 통신망을 비롯한 인프라 시스템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다면 우리 사회와 군대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라는 변수…
불안한 현실 속에서 한반도의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여기에 더해 중요하게 살펴볼 지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다. 많은 사람이 트럼프의 무역전쟁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행보는 한반도의 전쟁 발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의 ‘갈등을 통한 거래’ 스타일과 김정은의 ‘실용적 승부사’ 기질이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는 국면에선 일시적 긴장 완화와 파격적인 협상 성과를 낼 가능성도 있지만, 오판이나 자존심 싸움이 겹치면 한순간에 군사적 충돌로 번질 위험이 있다.
트럼프는 우선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종결한 후에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로 관심을 돌릴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만약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거나 이견이 클 경우 김정은은 군사도발이나 미사일 시험 등으로 상황을 뒤집으려 할 것이다. 트럼프도 김정은이 극단적 대립으로 국면을 몰아갈 경우 절대로 뒤로 물러서진 않을 것이다. 결국 이는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트럼프가 줄곧 주장했던 주한미군 문제와 한반도 전력 변화도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자유 무역을 기초로 한 세계화가 종말을 고하고 이념과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한 패권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게다가 경제 상황은 물론이고 기술과 산업의 변화, 지구 환경의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대한민국의 인구, 경제, 산업, 정치와 사회도 지난 50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역사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변화한 맥락을 놓친 채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는 것은 패착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가장 큰 위기는 ‘설마 하는 사건’, ‘뜻밖의 사건’에 의해 일어난다. 전쟁은 늘 예고 없이 벌어지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저자가 경고하는 ‘최악의 미래 시나리오’를 흘려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