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 부두 끝에는 늘 밤새도록 초록 불빛이 켜져 있더군.”
피츠제럴드는 첫 소설 〈낙원의 이편〉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 이면의 공허함을 깨닫게 된다. 당시 그가 경험한 부와 사랑을 향한 인간의 욕망, 닿을 수 없는 이상에 대한 공허를 〈위대한 개츠비〉에 담은 것이다.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신흥 부자로 떠오른 개츠비, 상류층 출신의 데이지와 톰 부부, 그 화려한 시대 속에서도 빈곤한 삶을 살아가던 조지와 머틀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닉의 시선을 통해 피츠제럴드는 재즈 시대의 신분을 뛰어넘는 욕망과 시대적 모순을 그대로 보여준다.
개츠비는 오직 데이지를 다시 만나기 위해 매주 토요일 밤 화려한 파티를 열지만, 데이지는 그가 이뤄낸 부를 마다하고 안정된 삶을 찾아 떠난다. 개츠비가 매일 밤 데이지의 집 부두 끝 반짝이는 초록빛을 바라보며 희망을 품었듯, 피츠제럴드도 재즈 시대의 활기 속 자신의 문학적 이상을 좇고 있었다. 개츠비가 바라던 순수한 사랑은 현실이 되지 못했고, 그의 꿈은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져버린다. 하지만 결국 개츠비가 마지막까지 초록빛을 바라보며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그의 작품도 시간이 흘러 재평가되면서 20세기 걸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개츠비의 비극적인 사랑과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담아낸 〈위대한 개츠비〉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인간의 욕망에 대한 통찰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