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인문지리의 지평’이라는 제목으로 6편의 글을 담았다. 「인류세에 대한 인문학적 대응과 행성적 사유」(고봉준)와 「벽 허물기 시대, 로컬 기반 교양교육연구소의 역할과 전망-이론적 모색을 중심으로」(김화선)는 외부 전문가의 글에 해당된다. 우리 시대의 인문학적 지평과 지역 연구소의 역할을 이론적으로 모색함으로써 이 책의 목적과 방향성을 시사해 주었다. 「지역문화, 문화활동가, 문화권력」(김흥군), 「박인환 시의 고향 의식과 시 쓰기의 의미(류상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대인관계와 행복」(문은식), 「지역사회 에너지 위험인식과 의사소통-정보와 소통의 관점에서」(왕재선) 등은 각각 문화, 문학, 교육, 행정의 시각에서 인문지리의 비전을 모색한 사례에 해당될 것이다.
2부에서는 ‘삼척학의 현 단계’라는 표제 아래 삼척학과 관련된 각론 성격의 글을 모았다. 「동해 해양 안보 역사」(김대영), 「삼척의 방언과 음운」(김동훈), 「지역학, 도시 재생의 기제」(남기택) 등은 동해·삼척의 해양문화와 언어, 나아가 삼척학의 입론과 위상을 점검한다. 「13세기 고려 지식인의 몽골 인식 비교-이규보·김구와 이승휴를 중심으로」(윤은숙), 「일제강점기 삼척공립직업학교의 운영과 졸업생의 활동」(장경호), 「산업전사의 의미 규명과 삼척지역 탄광 유산의 자원화 전략」(정연수) 등은 역사, 학제, 산업 분야에서 삼척이라는 장소가 지닌 로컬 히스토리를 다룬다. 여기 정리된 핍진한 논거들은 여느 지면에서 보기 어려운 삼척학 관련 실체들이라 자신한다.
3부 글들은 ‘미래와 전망’ 꼭지로 다양한 비전과 관련된다. 「한국어 주격중출구문 연구에 대한 고찰 및 급진구문문법에 기댄 제안」(김일규), 「인터넷상의 악성댓글과 관련한 대응방안에 대한 고찰-일본의 「서비스 제공자 책임제한법」을 중심으로」(박용숙), 「대학 교양 탁구 수강생을 위한 심리훈련 프로그램 적용의 효과」(오원석·백진호) 등은 언어, 법, 스포츠 분야의 현 단계 쟁점을 예시한다. 「도교 관련 한글 옛 문헌에 나타난 글자체의 특징 및 궁체 양식 고찰」(유정숙), 「여성적 글쓰기로서 「일타홍(一朶紅) 이야기」-충남 금산군 지역 여성 지인담」(이민호), 「과정 중심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 효과적인 영작문수업 방안 모색」(주미진) 등을 통해서는 우리 연구소가 아우르는 담론적 다양성의 영역이 증거되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또한 3부 말미에는 학부생 원고 3편이 이어진다. 「후회하지 않을 용기에 대하여-『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읽고」(김언재)는 독후감이고, 「반대의 반대-『자그맣고 커다란 고릴라』에 대하여」(노유나)는 서평이다. 「타점」(최봉주)은 신예 문청의 단편소설이라는 점에서 뜻깊다. 이들 원고가 아직 설익은 수준일지 몰라도 우리 지역과 강단의 미래를 예고할 소중한 지표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종요롭다.
이상의 개요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책은 다양한 성격을 지닌 글을 취합하였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전문 연구자로부터 지역문화 활동가, 나아가 학부생 원고가 망라되었다. 이러한 외장은 삼척학을 포함한 지역학 연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융복합적 협업의 장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전제하고 있다. 우리의 시도가 삼척학 정립을 향한 의미 있는 시도로 기억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