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숨결이 깃든 집이 부동산 매물로 나온다면?
예술 문화가 대중화되고 각종 전시나 온라인 감상 등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미술은 우리 일상생활에 더욱 가까워졌어요. 전시관들이 마련한 기획 전시나 맞춤형 체험 활동도 늘어나면서 어린이들에게도 더 이상 미술은 낯설지 않은 분야죠. 미술 소양의 기본이 되어 주는 세계적인 미술 작품을 만나는 방법도 다양해요. 교과서나 책을 통해 공부할 수도 있고, 미디어 매체에서 영상으로 접할 수도 있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예술가들이 직접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일상적인 삶을 살았던 공간에 곧장 찾아가 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어요. 처음 시도되는 기발한 방법이 담긴 이 그림책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미술 거장 25명이 부동산에 내놓은 예술가들의 집을 꼼꼼히 살펴보고 취향껏 골라 살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집은 그의 작품처럼 균형 감각이 뛰어나고, 프랑스 프로방스에 있는 마크 샤갈의 집은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공중 주택입니다. 강렬한 삼원색의 사각 꽃밭이 눈길을 끄는 피에트 몬드라인의 집과 화장실에 변기가 없는 대신 거실에 변기 분수가 놓인 마르셀 뒤샹의 집도 독특함을 자랑하죠. 모두 화가들의 개성과 작품 세계가 그대로 반영된 집이며, 눈여겨봐야 할 요소들도 조목조목 짚어 볼 수 있도록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파블로 피카소의 집은 집주인이 키우던 여러 반려 동물을 함께 제공하고 빈센트 반 고흐의 짚단 원룸에서는 가난한 예술가의 고졸함을 느낄 수 있어요. 카라바조가 세입자로 있던 집은 집세가 밀려서 매물로 나왔고, 뭉크의 집은 집주인이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느라 비어 있죠. 집집마다 예술가들의 개인적인 삶과 사연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시대적 거장들의 내밀한 영혼과 생애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답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만나는 경험은 예술적 감각의 바탕이 되어 줄 거예요. 교과서에서, 혹은 미술관에서, 언제 어디서든 이들의 작품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화가들의 집에 들렀던 첫 기억이 함께 떠오를 것이고, 이는 단단한 예술적 소양이 되어 더 많은 감상과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시대별 미술 작품을 현재로 불러오는 마법
자기 주도적으로 만나는 예술 체험
예술가들의 집에는 즐거운 상상도 가득합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플라잉 하우스에 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앤디 워홀의 집에 있는 4년치의 통조림 수프는 어떻게 활용할지, 집을 결코 떠나지 않으려는 벨라스케스의 반려견 매니나와는 어떻게 지내게 될지, 스스로 예술가가 되어 앞으로의 일들을 그려 볼 수 있는 거죠. 이 그림책에서 예술과 작품은 고정된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살아 있는 놀이 재료이자 미래적인 상상 요소가 되어 줍니다. 예술은 가르쳐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즐기고 느끼는 놀잇감이라는 에리카발레 모렐로의 재치 있는 발상이 자기 주도적인 예술 체험을 자유롭게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죠.
실제로 이 책을 다양한 예술 활동의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책 속 화가들을 따로 한 명씩 조사해 볼 수도 있고, 집의 모티프가 된 원본 작품들을 찾아보며 화가의 또 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어요. 각 집의 매물 번호는 집주인의 생년월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순서대로 나열하는 활동을 하면 복잡한 미술사를 한결 쉽게 파악할 수도 있죠. 가장 구매하고 싶은 매력적인 집을 골라 보며 자신의 예술적인 취향과 미적 관점이 무엇인지도 확인할 수 있답니다. 각각의 집을 리모델링하려 계획한다면 화가의 특성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장르를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거예요.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지금 내 삶에 위로와 영감,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데 있어요. 이 그림책을 통해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한 딱딱한 정보를 넘어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을 함께 즐기며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풍성한 예술적인 경험을 얻는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