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놀이, 누구나 부담 없이 할 수 있다고?
‘연극’이라고 하면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공연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연극놀이 100』에서 말하는 연극은 좀 더 범위가 넓다.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 그 안에서 자유로이 상상하고 창조하는 모든 행위가 연극 활동이다. 오랫동안 연극으로 아이들과 소통해온 저자들은 교육연극이 정해진 답을 찾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학습활동보다 훨씬 자유롭고 허용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명을 대표로 뽑아 발표시키거나, 배우-관객 역할이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도 자신을 드러내는 데 부담이 없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수업의 주도권이 아이들에게 주어지고,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에 아이들의 자신감과 능동적인 학습 태도가 길러진다. 그러니 교사, 부모 모두 편안하고 즐겁게 논다는 생각으로 연극놀이에 임하면 된다. 『연극놀이 100』과 함께라면 어느새 아이들과 웃고 떠들며 함께 성장하는 교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연극놀이는 무엇이 다를까?
다른 창의적 활동도 많은데 생소하기도 한 연극놀이를 굳이 시도할 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연극놀이가 아이들에게 복합적인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연극놀이가 다른 교실놀이와 다른 점은 단연 ‘연극’을 매개로 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현실과 다른 상상의 세계를 만들고 일부러 낯설어지는 것. 작은 설정이지만, 일부러 ‘다름’을 만드는 순간, 일반적인 교실놀이에서 시도하기 어려웠던 상상력과 자발적인 실행력이 두드러지게 발달한다. 현실의 아이들은 남들 앞에서 큰 소리로 발표하거나, 유창하게 연설하거나, 춤추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부끄럽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치 잘난척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상 속 세계에서 아이들에게 특정한 역할이 주어지는 순간, 아이들은 이제 ‘현실의 나’가 아니라 ‘놀이 속 배역’이 되어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 같은 복합적인 경험은 연극놀이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선사할 수 있는데,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어 아이들의 일상과 학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토대를 마련한다.
발달 단계에 따라 4개 범주로 나눈 구성
『연극놀이 100』은 100가지 놀이를 4개 범주로 나누어 각 25가지 놀이를 선별했다. 4개 범주는 감각, 체현, 투사, 역할로,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간단한 감각 놀이에서 복잡한 역할 놀이로 이어진다. ‘감각’ 놀이는 오감을 이용하여 자기 신체를 새롭게 느껴 보는 놀이다. 일상적인 물건을 발로 만져 보거나, 눈을 가려 청각에만 집중하는 놀이가 여기 해당한다. ‘체현’ 놀이는 신체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놀이다. 누군가를 따라서 춤을 추거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특정한 단어나 사물을 표현하는 놀이가 여기 해당한다. ‘투사’ 놀이는 자기 외에 다른 대상에 관심사, 생각 등을 이입하는 놀이다. 상대가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지 추측하거나, 서로 들고 있는 상상 속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맞히는 놀이가 여기 해당한다. ‘역할’ 놀이는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타인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놀이다. 다른 사람이 경험한 이야기를 마치 내가 겪은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상상력을 발휘하여 순서가 뒤죽박죽인 장면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놀이가 여기 해당한다.
발달 단계를 기준으로 연극놀이를 나누어 시행하면 함께 하는 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심리적 진입장벽도 낮아지고, 창의력 성장을 체계적으로 도울 수 있다.
상황별, 목적별로 골라 쓰는 100가지 놀이
각 놀이를 소개할 때, 대략적인 소요 시간을 알려주고, 놀이를 하기에 적합한 연령대를 유아, 초등(저학년), 초등(고학년), 청소년으로 나누어 별점으로 표시했다. 별점이 높을수록 해당 연령대와 활동하기 적합하다는 뜻이다. 이를 참고하여 현재 내가 처한 교실 상황에서 어떤 연극놀이가 필요할지 골라 쓸 수 있다. 학기 초라면 아이들이 서로 가볍게 몸을 부대끼며 친밀감을 높이는 놀이가 어울릴 것이고, 수업 후 자투리 시간이라면 10분 내외로 걸리는 놀이를 선택해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저자는 교육연극 활용법을 서두에 간략히 설명하는데, ‘감정 표현하기’, ‘특정 단어를 보고 몸으로 표현하기’ 같은 연극놀이는 국어, 영어 수업 중 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100가지 연극놀이는 단순한 놀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령, 목적, 상황별로 골라 쓰거나 변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교육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놀이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실제 놀이 영상, 귀여운 삽화, 도움자료, 다양한 꿀팁들!
『연극놀이 100』은 필요할 때 바로 찾아 따라 할 수 있도록 실용적이고 직관적인 콘텐츠를 담았다.
100가지 놀이 설명마다 눈길을 끄는 삽화와 4컷 만화가 등장한다. 삽화는 해당 놀이의 대표적인 장면을 한눈에 담아냈고, 4컷 만화는 놀이 준비부터 시행까지 과정을 4단계로 나누어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그래도 실제 놀이 장면이 궁금한 독자를 위해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되는 QR 코드를 수록했다. 연극놀이에 따라 알맞은 활동자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번번이 탐색하거나 제작하지 않도록 내려받을 수 있는 QR 코드도 함께 수록했다.
각 놀이 소개글 하단에는 놀이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 편법을 방지하는 팁, 더 심화된 버전으로 놀이하려면 어떤 조건에 변화를 주면 되는지 등 놀이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유용한 팁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