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미래,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할까
미래는 늘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그런데 이 같은 고민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AI의 등장은 일자리를 위협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내일을 장담할 수 없게 만든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령화와 저출생을 경험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풍요의 시대에 태어났지만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젊은 세대들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한민국 소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과연 우리에게 희망이란 있는 것일까?
이 책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흔히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으로 이 시를 해석하지만, 최재천 교수는 똑같이 매력적인 두 길을 바라보며 둘 다 가볼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 앞에 여러 갈래의 길들이 놓여 있다. 우리는 ‘가지 않은 미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미래학자들이 저마다의 예측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최재천 교수는 컴퓨터과학자 앨런 케이의 말을 인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그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두렵게만 보지 말고 아예 관점을 바꿔서 노동을 새롭게 정의 내릴 것을 제안한다. 관점을 달리하면 ‘일자리는 없어져도 일거리는 남고, 오히려 더 많아질지 모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You never know until you try.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어쭙잖은 위로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게 아니다. 그는 각자 자신이 처한 현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한 발짝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희망의 근거는 ‘행동’에 있다. 처음부터 결과를 알고 달리는 사람은 없으니 단번에 큰 목표를 세워 이루려 하지 말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볼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이 나타날 것이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으면 그때부터 앞만 보며 달리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최재천 교수가 지나온 삶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행동의 방법으로 통섭과 독서, 글쓰기, 숙론, 경쟁적 협력, 생태적 삶의 전환 등을 제시한다.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며, 글은 미리 쓰고 많이 고치고,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숙론을 하고, 경쟁과 협력을 조율하며 주변 사람과 손잡고 일하는 법을 배우라고 그는 말한다.
최재천 교수는 어느 길이 성공하는 길일까 따지고 계산하고 희망은 없다며 지레짐작하여 포기하지 말고, 절실하게 꿈을 찾아 방황하고 부딪쳐 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지 않은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고, 내 두 발을 한 발짝씩이라도 내딛지 않으면 어디에도 다다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You never know until you try)”는 그의 손 내밂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