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리더에게 ‘단절’은 가장 중요한 식량이자 무기다!”―김경일(심리학자)
이 책을 읽는 순간, 왜 한국의 오늘을 떠올리게 되는가?
20세기 세상은 넬슨 만델라나 토머스 제퍼슨 같이 사람들을 통합하고 같은 목표를 향하게 한 리더 혹은 히틀러와 스탈린, 사담 후세인처럼 무자비하고 부도덕하며 무질서한 리더를 경험했다. 전통적 사회 구조가 붕괴되고 민주적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전 세계에 걸쳐 초단절형 인간이 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그렇게 20세기는 역사상 가장 폭력적이고 잔인한 세기로 기록에 남았다. 21세기의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는 어떤 리더들을 만나오고 있는가?
『불통, 독단, 야망』를 쓴 인간 의식 분야의 권위자 스티브 테일러는 “공산주의와 독재 체제와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병리주의*가 등장했다.”라고 지적한다. 특히 21세기 초, 민주주의 국가에서 더욱 온건하고 교활한 형태의 병리주의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고 밝히며, 과거 불안정한 국가에 등장한 잔인하고 사디스트적 성향의 ‘사이코패스적’ 리더들과 달리 민주주의 사회에서 등장한 초단절형 리더는 ‘나르시시스트적’ 인물들이라고 설명한다.
정치, 비즈니스, 종교… 사회 곳곳을 파고들어 권력의 정점에 오른 초단절형 리더들은 자신의 권력과 부를 지키기 위해 다수에게 끊임없이 ‘단절’의 가치를 강요하고, 옳은 것으로 세뇌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연결되기를 원하지 않으며, 공감과 양심을 느끼지 않기를 바라고, 자신의 생각과 야욕에 반하는 진영을 적으로 간주하도록 선동한다. 오직 그 길만이 자신의 권력과 부를 지키고 더욱 늘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식량’이자 ‘무기’이기 때문이다. 2024년 겨울 이후,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한 장면들에서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한 가지는 병리주의 국가에서 목격되는 분열과 갈등, 바로 그 위기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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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주의: 폴란드 심리학자 안제이 로바체브스키(Andrzej Lobaczewski)가 정치권력이 어떻게 오용될 수 있는가를 연구하며 만들어낸 용어로, 극단적인 단절 장애를 가진 병리적 소수파가 정상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를 통제하는 정부 체제를 가리킨다
간디는 왜 히틀러를 막을 수 없었을까?
다수의 위기와 희생에 무감각한 위험한 리더들의 탄생을 들여다보다
저자는 ‘무솔리니도 설득했던 간디가 왜 히틀러와 제2차 세계대전은 막을 수 없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며 이 책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간단한 질문에 초단절형 리더에 대한 모든 물음표와 답의 본질이 담겨 있다. 생각해보자. 간디는 매우 이성적이고 주변 세계와 공감하는 리더인 반면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 병적으로 집착했던 히틀러는 자기 선택과 행동이 초래한 고통과 파괴적 결과에 전적으로 무감각했다.
‘히틀러처럼 공감 능력이 없는 초단절형 인간은 정의나 평등에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도덕에 대한 개념이 있다면 그 개념은 순전히 자기중심적이다. 선하고 올바르고 보상을 줄 만한 것은 무엇이든 철저히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고, 욕구와 목표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본문 중에서)
두 리더는 ‘연결’과 ‘단절’이라는 양극단에 서 있다. 우리는 이 간극에 주목해야 한다. 개인과 조직, 세상을 위기와 분열로 이끄는 문제적 리더들이 왜 탄생하는가? 그들은 어떻게 권력의 정점을 쉽게 쟁취하는가? 제멋대로 휘두르는 권력의 피해로부터 우리 자신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저자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이제 찾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그리고 연결과 단절이라는 개인적·사회적 특성에서 그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고 힘 있게 설득한다.
인간의 본성은 결국 ‘연결’이다
정치, 경제, 종교 각 분야를 넘나들고, 고대 문명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훑으며 살펴본
초단절형 리더에게서 나와 우리, 세상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
이 책의 1장은 심리학자들이 사이코패시와 나르시시스트적 인격 장애, 마키아벨리적 특성으로 설명하는, 단절 장애를 가진 초단절형 인간에 대해 알려준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초단절형’이라는 특성을 쉽고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초단절형 인간은 특히 세 가지 직업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등장하는데 바로 정치, 범죄, 종교 분야다. 2장에서는 범죄자로 전락한 초단절형 인간에게서 드러난 본성과 배경, 사고방식을 살펴보고, 이러한 특성이 다른 분야에서 목격되는 초단절형 인간들의 행태와 사실상 전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3장은 치열한 경쟁과 위계적인 계급, 권력과 부가 최고위층에 집중된 기업 세계에 끌리는 초단절형 인간의 본능을 이야기한다.
이어서 4장부터 7장까지는 초단절형 인간이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에게 고통을 가하는 대표적인 방법인 ‘정치권력’을 살펴본다. 그들이 비교적 쉽게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이유, 병리주의 정부가 등장하고 전쟁과 억압, 불의 심지어 현대의 환경 파괴 문제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를 가득 채운 폐해와 잔인성의 사례들, 특히 자신의 정체성과 국가의 존재와 권력을 동일시하는 문제적 관점을 보여줄 것이다.
8, 9장은 권력과 명성에 집착하는 초단절형 인간들이 사용하는 고차원적 수단인 종교와 영성 분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아본다. ‘추종자’들의 무조건적 지지와 동참을 자신의 야욕의 도구로 삼는 리더들에게 종교적 수준의 절대적 믿음과 다른 신념을 향한 배타성은 매우 완벽한 수단이다. 반대로 추종자들은 마치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삶이 통제되어 스스로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즉 ‘뜻에 따르겠다’는 포기증후군에 빠져 초단절형 리더의 카리스마에 매료된다. 이는 종교뿐 아니라 현대 정치 분야에서도 흔히 목격되는 양상이기도 하다.
책의 후반부인 10장에서 14장은 선사시대부터 고대 문명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인류는 결국 ‘연결된 하나’로 귀결되어 앞으로 나아갔다는 사실을 수많은 사례와 심리학적 근거들을 더해 증명한다. 생존을 위한 최종 노선은 ‘초연결성(hyper-connection)’의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깨어 있는 의식으로 하나로 연결된다면 초단절형 리더들은 아무런 힘을 쓸 수 없다. 정신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불통, 독단, 야망』은 초단절형 리더에게 휘둘려 분열되거나 위기에 놓이지 않도록 나와 우리, 세상을 지켜내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해답을 독자들에게 들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