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화두가 된 ESG 경영
불교적 관점으로 분석한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비(非)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오늘날 기후 위기와 사회 양극화가 심화함에 따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ESG 경영이 전 세계적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은 기업의 ESG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국내외 주요 신용평가 회사들도 ESG 경영 여부를 기업 가치 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의 법인 63%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고,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앞다퉈 ESG 경영을 내세운다. 이제 ESG 경영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대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ESG 경영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서 한국 불교계는 한발 비켜나 있어도 되는 것일까? 『붓다 경영』은 불교적 관점에서 ESG 경영을 이해하고, 붓다의 가르침에서 그 사상적 근거를 살펴 ‘공생적 ESG 경영’을 제안하는 책이다. ‘공생(共生)’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연기법의 원리에 따라 모든 존재가 서로 의지하고 관계를 맺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공생적 ESG 경영’은 연기법을 바탕으로 인류의 공존과 번영,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자는 불교적 경영 개념이다.
연기법 바탕으로
‘공생적 ESG 경영’ 제안
저자는 “ESG 경영 원리가 기업을 넘어 다양한 사회 조직의 운영 원리로 수용되고,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가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불교계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 경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책은 크게 ▶불교적 ESG 경영 이론 도출 ▶한국 불교의 ESG 경영 실태 점검 ▶공생적 ESG 경영 방안 모색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불교적인 ESG 경영 이론 도출’에서는 주요 경전에 나타나는 경영관과 현대적 관점의 불교적 경영관을 검토해 ESG 경영 이론을 불교적 맥락에서 재구성한다. 『대지도론』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공생 사상을 체계화하고, 슈마허와 미야사카 유쇼 등의 저술에서 불교 경영관의 실천 원리를 찾는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공생적 ESG 경영 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실제 불교 조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한다.
‘한국 불교의 ESG 경영 실태 점검’에서는 한국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의 ESG 경영 활동 사례를 발굴, 분석한다. 한국 불교 각 종단과 단체, 대만 자제공덕회 등의 활동 사례를 통해 그 의의와 한계를 살핀다. 또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의 ESG 경영 활동을 점검하고 비교해 과제를 도출한다.
보살 사상의 현대적 실천
“공생적 ESG 경영이 답이다”
‘공생적 ESG 경영 방안 모색’에서는 한국 불교 종단 차원에서 공생적 ESG 경영을 도입하고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환경 분야에서는 자연환경과 수행환경 유지, 사회 분야에서는 동반성장과 다양성 및 양성평등 지향ㆍ지역사회 봉사, 지배 구조 분야에서는 윤리 경영 준수ㆍ사찰운영위원회 활성화ㆍ신도의 사찰 운영 참여 확대 등을 제안한다. 이어 불교계의 공생적 ESG 경영을 평가하고 점검하기 위한 지표를 제시해 실행을 뒷받침한다.
저자는 “공생적 ESG 경영은 환경운동, 대사회적 관계 형성, 갈마법과 대중공사의 원리를 바탕으로 사찰 운영의 투명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보살 사상의 현대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며 “불교계의 공생적 ESG 경영 선언과 실천은 지속가능한 환경 유지와 사회적 불평등 완화, 사회구성원들의 상생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교계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