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후리더십그룹 정상회의 ‘2016년 도시상’ 수상
☑스마트시티 라탐 회의 ‘라탐 스마트시티 어워드 2022’ 수상
☑팹 시티 재단 ‘팹 시티 어워드 2023’ 수상
☑피라 바르셀로나 ‘월드 스마트시티 어워드 2023’ 수상
☑미래 녹색도시 세계회의 ‘세계 녹색도시 어워드 2024’ 수상
☑스페인 빌바오 시 ‘도시 개척자 상 2024’ 수상
꾸리찌바가 걸어온 창조적 도시혁신의 길을 통해
지금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찾아내다
교통지옥 서울 시내에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통해 막힘 없이 달리는 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이런 좋은 시스템을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다. 또 목적지까지 가려고 버스를 탔다가 버스 혹은 전철로 갈아탈 때 ‘환승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요금 창에서 “0”을 확인하는 순간에도 비슷한 궁금증이 생기곤 한다.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이 바로 “꾸리찌바 간선급행버스 시스템”이다. 라틴아메리카 브라질 변방의 도시 꾸리찌바에서 최초로 도입된 간선급행버스 시스템은 서울뿐 아니라 전 세계 도시의 교통혁명에 미친 영향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었던 프로젝트 50’에서 3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이 도시에서 배울 것이 이뿐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생겨날 만도 하다.
2002년 우리나라에 꾸리찌바를 처음 소개한 이는 도시학자 박용남이다. 바로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통해서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는 등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일까? 2002년 이후 현재까지 꾸리찌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행복도시 꾸리찌바》는 그러한 독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박용남의 대답이다.
꾸리찌바 혁신의 핵심
‘간선급행버스 시스템’의 현대화
자이메 레르네르가 남긴 도시 유산인 간선급행버스(BRT) 시스템은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에도 불구하고 새천년이 시작되면서 경제 규모와 소득이 커지고 인구가 급증하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승용차를 선택하면서 BRT 시스템에서 벗어났다.
이에 꾸리찌바 시에서는 BRT 시스템 현대화를 위해 두 가지 조치를 취했다. 첫 번째는 꾸리찌바에서 가장 첨단화되고 우수한 노선인 리냐 베르지를 새롭게 구축한 것이다. 이 노선은 주행하는 버스가 100% 바이오디젤만을 사용하고, 여름에는 정류장의 내부 온도를 빗물을 사용해 식힘으로써 대중교통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두 번째 조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다. 이는 동적 교통류 관리, 버스 우선 신호 시스템, 실시간 버스 안내 정보 제공으로 구성되어 꾸리찌바의 도시 교통 관리를 간소화하고 도시 전체 대중교통의 효율성을 높였다.
빈곤과 식량 불안정에 놓인
꾸리찌바 시민들의 식량권 지키기
브라질의 2021년 빈곤 수준은 2012년 전국가구표본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브라질에서 가장 가난한 20% 인구의 식량 불안정의 증가는 2019년 53%에서 2021년 75%로 무려 22%나 증가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꾸리찌바에서는 빈곤과 식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도입되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정책은 3가지다. 우선 연대 테이블, 특별한 연대 그리고 푸드뱅크로, 이는 꾸리찌바의 혁신적인 무료급식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빈곤에 처한 꾸리찌바 시민들이 길거리가 아닌 실내의 테이블에서 양질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회복 가능성을 지키도록 돕는다. 다음은 꾸리찌바에 살고 있는 100만 명이 넘는 저소득층 시민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가족창고와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시장, 노사 페이라다. 이는 꾸리찌바 시민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과일과 채소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은 174개의 지역사회 텃밭과 두 개의 도시농장이다. 지역사회에 신선한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자급자족도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 양질의 먹거리를 기증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꾸리찌바의 다양한 정책들
행복도시 꾸리찌바를 완성하는 것은 시민의 삶으로 가까이 다가서는 다양한 정책들이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주거, 교육, 문화, 자원순환, 도시경관, 공원 관련 정책들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꾸리찌바 시가 얼마나 세심하고 다정하게 시민들의 삶을 살피고 있는지, 지역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도시의 역사적 뿌리를 가르침으로써 시민들이 확고한 지역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지혜의 길’, 팹 랩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사회혁신형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혁신형 지혜의 등대’, 위대한 시민을 기억하거나 근대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은 물론 지역의 문화센터 역할을 하는 ‘독서의 집’ 등은 교육 영역의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그리고 도시경관 영역에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반달리즘을 극복하고 꾸리찌바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도시의 얼굴 프로젝트’가 있고, 자원순환 영역에는 쓰레기를 먹거리로 교환해 주는 ‘녹색교환’,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는 ‘에쿠폰투’와 유기성 폐기물을 줄임으로써 메탄 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시립 퇴비화 프로그램’이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꾸리찌바의
대응과 적응 노력
“지금 세계에 환경위기는 없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통치(정치)의 위기입니다.” 이 말은 기후위기는 기술적 대응이나 환경운동이 아니라 공공의 정신에 충실한 정치 질서가 확보될 때 비로소 해결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정치의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적극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도시가 바로 꾸리찌바다. 꾸리찌바에서는 ‘기후행동계획’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중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프로젝트가 바로 쓰레기 매립지를 태양광 발전소로 재생한 ‘피라미드 솔라 두 카심바’다. 이 태양광 발전소는 100만 제곱미터가 넘는 쓰레기 동산에 8,600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함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여 대규모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일상화된 도시의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서 범람원과 저류지 역할을 하는 바리귀, 칭기, 이베레 등 많은 공원들을 강 유역 곳곳에 만든 것도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위한 꾸리찌바의 노력 중 하나다.
시민이 행복한 인간 중심의 도시,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시가 얼마나 성장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도시의 성장 과정을 지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자이메 레르네르의 말을 시금석 삼아 꾸리찌바는 시민들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