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문학산, 그 仁의 세월』은 지역 역사서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저자 김용환 선생은 문학산의 정체성과 인천 지역의 역사적 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우리가 사는 지역이 지닌 깊이 있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냈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재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문학산은 백제 초기의 도읍지 미추홀에서 시작된 지역이다. 저자는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삼국사기』, 『후한서』와 같은 역사서를 꼼꼼히 분석하며 미추홀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특히 비류와 온조 집단의 갈등과 그들의 선택에 얽힌 이야기는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어올리며, 미추홀 지역이 단순히 소금 교역 중심지나 자연 자원이 풍부한 곳만이 아니라, 백제 역사의 중심축이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문학산 일대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적에 관한 분석이다. 문학동 유물산포지 조사와 백제 토기의 출토 기록을 통해, 문학산이 자연경관의 명소를 넘어 백제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를 통해 문학산이 당시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 중심지였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예컨대, 백제의 초기 경제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소금 교역과 해상 교통을 활용한 새로운 경제 전략을 펼쳤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의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문학산의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한남정맥의 산줄기와 연결하여 서술한 부분이다. 저자는 『산경표』와 같은 전통 지리서를 인용하며 문학산이 백두대간의 숨결을 품은 인천 지역의 중심지임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자연환경이 지역 정체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편적인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 저자의 체험과 봉사활동의 이야기를 녹여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살아있는 향토사의 가치를 일깨운다. 저자는 문학산 역사관 해설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람객과의 소통을 통해 얻은 통찰과 감동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특히 조제프 주베르의 “가르치는 것은 두 번 배우는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해설사로서의 경험이 그 자신에게도 큰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또한 미추홀과 문학산을 중심으로 한 전설과 설화도 놓치지 않고 다룬다. 삼호현, 술바위, 안관당 등 지역 전설의 이야기를 통해 문학산이 단순히 과거의 유적지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사람들에게 상상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공간임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킨다. 이 모든 것이 저자의 연구와 열정, 그리고 지역사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결과물임을 느낄 수 있다. 이 책 『문학산, 그 仁의 세월』은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귀중한 자료이자, 우리 모두가 지역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끝으로, 저자가 책에서 표현한 “가르치는 것은 두 번 배우는 것이다”라는 철학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문학산과 인천의 역사를 통해 새로운 배움을 얻길 바란다. 저자의 정성 어린 연구와 체험이 녹아든 이 책을 기쁜 마음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