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랑하의 밤」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국인의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전쟁의 상처와 안간힘으로 극복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사랑을 그린다. 전쟁을 겪은 양 당사자 간에 서로 다른 시각 차이가 두드러지게 묘사된다. 「쩌우강 나루터의 사람」에는 전사 통지를 받은 여성이 상이군인으로 고향으로 돌아와서 겪게 되는 아픔이 그려졌다. 베트남 고등학교 10학년 교과서에 실린 소설로, 연극으로도 공연된 바 있다. 「열세 번째 나루」에서는 고엽제 후유증을 얘기한다. 미군이 버리고 간 고엽제가 담겼던 통을 집으로 가져와서 물통으로 쓰는, 원인도 모른 채 계속 기형아를 낳은 친구 사연은 주인공의 사연만큼이나 비극적이다. 열세 편의 단편에 담긴 사연은 하나하나 모두 다른 빛깔의 아픔이고 사랑이며 또 다른 이름의 희망이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났다. 우리는 베트남인의 시각으로 베트남전을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도 그 전쟁에 참전했던 국가이다. 단편 속에서 그려지는 ‘얼굴이 하얀 서양인’과 ‘얼굴이 검은 서양인’ 말고 우리는 어디에 서 있었을까 생각해 봐도 좋겠다. 이 단편집에는 베트남 전쟁 즉, 미국과의 전쟁에 관한 내용이 많지만 프랑스와의 전쟁, 캄보디아 참전에 관한 내용도 있다. 전쟁은 대상이 누구이든 늘 가장 약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지구에서 폭탄이 터지지 않은 순간은 없다. 마치 전쟁이라는 괴물은 결코 파괴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에 대한 열망을 멈추지 않는다.’라는 작가의 말이 무겁게 들리는 시대에 읽어야 할 책이다.
지은이의 말
전쟁은 끔찍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지만, 사랑은 놀라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폭탄이 터지고 불길이 타오르는 곳에서 인간의 생명뿐만 아니라 인간성조차 파괴되는 것처럼 보이는 곳, 무력함과 절망이 가득한 곳에서조차 사랑은 싹트고 자라난다.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살아남은 자와 집에서 기다리던 자, 장애를 입은 자와 멀쩡한 자가 모두 피로에 지치고 힘겨워해도, 사랑의 힘은 기적적으로 이들을 일으켜 세운다. 사랑은 인간의 마음속에 희망과 믿음을 심어주고, 상처받은 육체와 마음을 치유한다. 인간은 전쟁을 넘어서야만 한다. 국가, 민족, 고향, 가족,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이 있기 때문이다. 생존 본능뿐만 아니라 사랑 또한 인간이 존재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일 것이다. 전쟁을 넘어서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옮긴이의 말
이 단편 소설집은 전쟁의 상처와 그 후유증을 정교하게 묘사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고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베트남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들의 삶을 다루며, 사랑, 상실,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삶과 그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과 재건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소설집은 단순히 전쟁의 고통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희망, 그리고 재건의 가능성까지 포착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겪는 다양한 감정과 갈등은 독자에게 인간의 회복력과 생존 본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전쟁 속에서도 인간은 사랑하고, 미래를 꿈꾸며, 결국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베트남전이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났다. 우리는 베트남인의 시각으로 베트남전을 볼 기회가 없었다. 이 책은 그런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단편집에는 베트남 전쟁 즉, 미국과의 전쟁에 관한 내용이 많지만 프랑스와의 전쟁, 캄보디아 참전에 관한 내용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베트남을 더 많이 알게 되리라 생각한다. (‘옮긴이 후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