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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행방을 수소문하다

등대지기 행방을 수소문하다

  • 김남용
  • |
  • 도서출판그림책
  • |
  • 2024-12-31 출간
  • |
  • 104페이지
  • |
  • 128 X 210mm
  • |
  • ISBN 978896706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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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 시집은 3장로 나누어져 있고 1장에서는 조도에서 등대지기 행방을 수소문하다 라는 타이틀로 조도에서 머물면서 썼던 시들을 수록하였다.


2024년, 조도에서 머물렀던 시간들은 내 삶에서 휴일이었다. 큰 섬인 하조도와 상조도 곳곳을 다니며 필연적인 만남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신금산정에서, 도리산정에서도 하조도 마리단 등대에서도 나는 등대지기를 만나지 못했다. 다만, 30여 분이면 닿을 그 시간 사이를 흐르는 장죽수도 거친 물길 위에서 나는 여전히 새떼를 따라 날아가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제2장에서는 시 쓰기 좋은 날이라는 타이틀로 다시 시를 대하는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는 시들을 수록하였다.

다시 시를 써 보기로 했다. 시쓰기는 즐겁지 않다. 단지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처럼 생경하다가도 어쩌다 생각의 닮음을 발견했을 때 설레임을 느끼게 되는 그런 종류의 그저 그런 독백일 듯싶다. 진도에 내려와서 무심코 뛰어들었던 농사가 그랬고, 10년을 몰입했던 양철때기 담금질이 그랬다. 게다가 시라는 것은 잉여 기억들을 형틀에 옭아매는 자해와 같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에는 시적 언어만이 나를 아물게 하고 위로해 준다.
- 본문 중에서


제3장에서는 한 조각 비늘과 같은 시간(詩間)이라는 타이틀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인의 침묵과 그 침묵을 깨는 시간 속에 서 있는 시들을 수록하였다.

2006년 귀향해 진도읍 남동리에서 5년을 머무르는 동안 시를 쓰지 않았다. 도시에서 몰입했던 글쓰기를 뒤로 미루고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에 사로잡혔다. 먼지 자욱했던 시간들 속에서 가끔은 인공호흡이 필요했나 보다.
- 본문 중에서

특히 이 3부에서는 시인의 초기 작품인 수상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신문과 문학상에 당선된 작품들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보석과 같이 빛나고 있다.


제5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1999)

구들방에서 마지막 밤

행랑으로 건너왔다
군고구마 냄새가 자욱하다
아버지가 군불을 때시나보다

"춥지야? 기다리그라"
구들을 등지고 있으려니

참나무숯 같은 졸음이 밀려온다
방바닥은 황토빛깔로 달아오르고
갑자기 오줌이 마려운 나는

마당에 서서 뚝뚝 떨어져 내리는 새벽별을 센다
밤새 사령리를 품은 안개가 무지개빛을 띠기 전
나는 행랑을 비우고 약속처럼 떠나야 한다
머지않아 아버지는
이백 년 묵은 구들을 들어내리라

"이제 니들도 다 컸은께 입식 해야제"

내년 고향길 구들방에 살 익을 걱정은
비오는 날 하늘을 나는 가오리연처럼 한가롭기만 하다


제5회 진주신문 가을문예 당선작(1999)

이 세대는 느리다

486 낡은 세대를 부팅한다
오늘은 느리다
바탕화면에 뜰 워드를 기다리는 동안
시상이 달아나다 쓰러진다.
고장나면 나의 생명도 시든다
많은 작품들이 한꺼번에 손상될 때
말없는 기계에 폭언하는 일은
죽은 친구에게 우정을 말하는 것처럼
싱거운 느림이다.
새로운 시상도 사라진다
결연히,
전원을 끈다
486 낡은 세대를 접는다
첨단 기술이 녹슬지 않은 노트북,
그러나 이미 이 세대는 느리다
586은 돼야…신제품이란 있는 것일까?

폐지더미에 깔려 있던 색바랜
원고지를 빼내오고
중학교 시절 기초 언어를 연습하던
만년필을 꺼내 잉크를 채운다
잠들었던 선들이 일어나고
맑은 점들이 알알이 번진다
지금까지 이들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시간을 거스르는 일은 두려웠고…돌아볼
거울이라도 있었던가?

새로운 것을 바란다면 잊고 있던
기억의 서랍을 열어 뒤적여 보라

486세대를 서랍에 넣는다


제2회 수주문학상 당선작(2000)

종로

마음의 외진 곳이 잔인하게 흩뜨려지는 새벽

나는 과묵한 종각을 지나서 종로 거리를 맴돈다

인도 곳곳에 쓰러져 있는 젊은 욕망 자루들을

밤을 버린 불빛이 난폭하게 비꼬고 있다.

그들 위로 스쳐가는 살찐 야생 고양이들이

본능에 굶주린 듯 괴성을 할퀸다.

나는 쉬지 않고 걸어가며

지친 다리에 우울한 숨소리를 기대보지만

마음은 구겨져 거리에 떨어진다.

보도에 짓이겨진 쓰레기에 자신도 섞이고

마는 것을, 나는 스스로를 인정할 수 없었던

지난 기억들까지 쏟아내며 빈속을 움켜쥔다.

내가 쓰러진 자들을 밟고 서 있는 것은

지금 다른 누군가가 나를 잔혹하게

밟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위선의 거리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아침을

짖어대고, 야광 띠를 둘러맨 사람들이

밤의 부스러기들을 쓸고 있다.

한 남자의 심장 박동이

다시 종각을 지나며 요란하게 종을 친다.

목차

제1장
조도에서 등대지기 행방을 수소문하다

검은여*… 10
그 섬은 없다… 11
꽃 피는 무덤… 12
라배도 가는 길… 13
여미를 아시나요… 15
조도 쑥 점령사… 17
전복이 붙는 자리… 19
질꽃… 20
노랑할미새… 21
하조도 등대… 23


제2장
시 쓰기 좋은 날

가을옷 고르기… 26
감꽃이 질 때…28
괭이밥 파티…29
라일락… 30
김양운… 32
김창례… 35
낙엽은 아직 목마르다… 37
너무 이르다 말라… 38
놀믄서 살제… 39
마른 꽃… 41
마음 장갑… 42
바람에게로 나는… 43
바람의 질량… 44
버려짐으로써 내게로 온 너에게… 45
부추꽃… 46
비 오는 날은… 48
빛나는 것들의 최후… 49
사랑초… 50
산수국… 51
산이 부르는 날… 52
상사지화… 54
설북… 55
세수공양… 57
숨은 구름… 58
시 쓰기 좋은 날… 59
신념이 흔들리는 시간… 60
쑥꽃… 61
인사동 가는 길… 62
첫사랑 발아점… 63
얼마나 아팠니… 65
여름 코스모스… 67
인사, 꽃사과 피어나기에는 너무 이른… 68
술래가 술래에게… 70
가시 잎사귀… 71
팽돌이… 73
폭우가 지나간 뒤… 74
24시간 편의점… 76


제3장
한 조각 비늘과 같은 시간(詩間)

아주 가끔은… 80
골목여관… 81
짜구*…82
신호등 사거리… 84

문학상수상시

제5회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1999)
구들방에서 마지막 밤… 86
제5회 진주신문 가을문예 당선작(1999)
이 세대는 느리다… 88
제2회 수주문학상 당선작(2000)
종로… 90

추모시

베틀에 살어리랏다… 94
- 故 한남례 명인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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