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학에서 전략은 국가의 군사적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전쟁 승리에 대한 가능성과 유리한 결과를 증대하고 패배의 위험을 감소하기 위해 제수단과 잠재역량을 발전 및 운용하는 술(術)이라고 정의된다. 전술은 전투에서 병력을 운용하는 기술로서 작전술 수준에서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용한 전투력을 통합하여 적을 격멸하는 전투와 교전에서 적용하는 활동을 뜻한다. 그렇다면 작전술은 무엇인가? 작전술이란 전략 지침에 제시된 군사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일련의 작전을 계획하고 실시하며, 전술적 수단들을 결합 또는 연계하는 활동, 즉 실질적인 부대 운용 기술이다. 현대 군사 교리에 따르면 전략은 전쟁을 수행하는 술(術)이고 전술이 전투를 수행하는 술이라면 작전은 전역을 수행하는 술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 같은 3분법적 용병술에 이의를 제기한다. 작전술은 전략과 전술을 연결하는 개념이 아니며 참모부의 역할, 전쟁과 전투 수행에 따른 군사적 기능과 전략과 전술에 기여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작전적 수준’이란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명백히 클라우제비츠의 2분법적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술의 논리는 전장에서 승리를 얻는 것이고 전략의 논리는 전쟁의 목적을 위해 그러한 승리들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는 선형적이고 후자는 비선형적이다. 이 정의들은 전쟁의 작전적 수준에 논리적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다. 즉 작전이 아무리 크더라도 선형 논리(적군을 격멸)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전술의 논리와 동일하다. 작전적 수준이 전략에 가까워지는 순간, 정치와 전략적 효과가 개입되고 전략의 비선형적 논리가 그 공간을 넘겨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론적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개념이 어떻게 용병술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가? 저자는 작전술과 작전적 수준이 출현하게 된 역사를 차근차근 살펴보며 자신의 주장을 논증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작전술과 작전적 수준에 대한 이론적 논의들도 하나하나 반박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작전술이란 개념을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작전적 수준과 혼재됨으로써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할 뿐, 작전술은 엄연히 뚜렷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사행정, 정보, 작전(조정ㆍ통합), 화력지원, 군수, 지휘통제 기능이다. 저자는 이 기능들에 각각 한 개 장을 할애하여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전역의 종류를 공세적-수세적, 지속섬멸-지속누적, 급속섬멸-급속누적을 기준으로 조합하여 8개로 나누고 여기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하여 총 9개 종류로 나눈다. 전역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해야 작전술을 제대로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는 효율적으로 구성된 참모제도이다.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19~20세기에 발생한 전쟁 사례를 분석하여 독자들이 본문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저자의 주장에도 허점이 있다. 저자는 전략과 전술 간에 일체의 공간이 없다고 단정하지만 수많은 전쟁 양상을 보면 그런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부분을 짚지 않고 넘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저자가 펼친 논쟁의 한복판에 들어갔다 나오면, 현재 통용되는 군사교리와 이론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자세를 버리고 작금의 군사교리가 과연 오늘날의 상황에도 부합하고 타당한지 모두 함께 고민하고 검토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자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역자들이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목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