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시작된 교육 당국의 창업교육 정책에 힘입어 모든 대학에서 창업교과목을 다루고 있고 괄목할 만한 창업실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다뤄야 하는 바쁜 대학생에게 창업이라는 화두는 적합하고 창업실적을 거두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목표일까?
창업교육을 담당하지 않는 교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창업교육이 이루어지면 당연히 창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창업교육 담당 교수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대학에서의 창업교육은 창업을 이룬다기보다는 기본적으로 기업가정신 함양에 있고 창업 지식을 습득해서 향후 언젠가 맞닥뜨리게 될 창업기회를 안정적으로 맞이하게끔 하는 준비 과정이다. 또한, 졸업 후 취업하더라도 창의인재로서 기업의 혁신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업가는 세상을 보는 안목이 범인(凡人)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특정한 사물과 현상을 보아도 새로운 각도에서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고 사업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기발한 생각을 갖는 것이다. 또한, 기업가는 자기 자신만의 안위가 아니라 조직에 몸담은 구성원과 거래처 더 나아가 나라에 봉사한다는 헌신정신을 갖는다. 이러한 관계로 삼성그룹을 일으킨 호암 이병철은 기업가정신의 한 요소로 ‘기업보국(企業保國)’을 강조했다.
대개 1년에 100만 개의 신생기업이 탄생하고 그만큼 숫자의 기업이 폐업한다는 통계가 있다. 손쉽게 창업에 도전했다가 적정 수입을 거두지 못해 문을 닫는 업체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1999년 초에 시작된 정부의 창업지원 기관 설립과 지원에 따라 체계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수의 창업자가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거나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로 사업 실패의 위로를 삼게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위험천만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사업에는 금전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감내하기 어려운 부채를 안고 도산하게 되면 회복하는 데 긴 세월이 흘러야 하거나 영원히 일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창업의 유형을 성질별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자면 기술형 아이디어 창업과 생활밀착형 창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형 아이디어 창업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참신한 아이디어 그 자체에 함몰되어 사업성을 따지지 않고 창업하고, 생활밀착형 창업하는 사람들은 기대에 부푼 나머지 눈썰미로 막연히 창업에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창업을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법인기업을 설립하고 사업자등록을 하는 그 자체만을 일컬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창업절차의 일부 행위일 뿐이지 창업 준비 과정은 매우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한다. 상품과 가격에 대한 소비자 반응, 유통경로, 창업입지, 창업자금 조달, 추정손익계산, 생산기술력 확보 등에 걸쳐 소소한 것까지 세세하게 챙겨봐야 한다.
각 대학은 대개 30개 안팎의 창업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당국에서 제시한 ‘창업, 기업가정신 등’의 key word를 교과명에 표기하면 창업교과목으로 분류할 수 있어 일반교과목에 창업의 특성을 가미하여 창업교과목으로 운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세분된 분야별로 심층 학습효과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나 창업 전반을 일목요연하게 일별할 수 있는 교과목이 미흡한 현실이다.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사회적기업 또는 벤처기업을 창업할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적기업과 벤처기업은 요건을 갖추게 되면 관계기관으로부터 인증 또는 확인을 받는 것이지 창업단계에서 구분될 수 있는 기업 기준은 아니다. 이렇듯 창업에 앞서 기업의 유형과 설립 절차를 익혀둘 필요 또한 있는 것이다.
한편, 대학 창업실적의 상당수는 생활밀착형 창업이며, 학생들도 이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 창업교육은 기본적으로 IT부문에 익숙한 대학생들에게 기술혁신형 창업을 기대할 것이지만 전통적인 생활밀착형 사업에 있어서도 생산, 유통, 판매에 걸쳐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점을 찾아서 IT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면 창업 아이템으로써 훌륭한 가치를 지닌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 도서는 한 학기 15주에 걸쳐서 기업을 이해하고 창업의 전반을 학습할 수 있도록 기업 유형과 설립, 창업절차, 기업가정신, 창업아이디어 도출, 지식재산권 이해, 사업 타당성 분석과 사업계획, 시장진출 기회 탐색, 창업입지 선정, 창업자금조달에 이르기까지 창업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담았다.
저자가 경상국립대학교, 인제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서원대학교에서 취·창업 교육을 담당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서울시청, 서울신용보증재단 등에서 창업지원을 하며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도서이기에 그 어떤 도서보다 현실성 있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비록 학업 도서로 엮은 것이기는 하나 창업을 준비하는 일반 예비창업자에게도 알찬 창업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