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땅콩, 당근, 물 미역 같은 팀원들에게
감자처럼 크길 강요하지 마라
요구가 아닌 질문하는 리더는 팀을 머물게 한다
만약 당신이 수십 억 원의 배당금이 걸린 로또에 당첨된다면 당신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둘 것인가?
아마도 대부분이 회사를 그만두겠지만, 나라면 여전히 입 닦고 모른 척 회사를 다닐 것이다. 대신 ‘건방지게’ 다닐 것이다. 이 말은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다니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말은 결국 상사가 시키는 대로가 아닌, ‘내 일을 재미있게 하며’ 다니겠다는 뜻이다.
혹자는 ‘로또에 당첨됐는데 회사를 다닌다고?’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겠지만, 이 지론을 뒷받침하는 인물이 있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다.
“모든 사람들은 일하기를 좋아합니다. 그 일을 함에 있어 장애물을 걷어내어 주면 몸이 망가지면서까지 일을 할 거예요.”
그렇다. 저자 역시 이 말에 대체로 동의한다. 일은 "적군"이 아니라 "아군"이다. 내 삶을 갉아먹는 존재가 아니라 행복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만약 그런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면 요즘 친구들은 알아서 헌신하고 몰입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제는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 힌트를 찾은 건 저자가 한 팀장과 가진 술자리에서였다. 그는 사이드 잡으로 농사를 짓는다. 텃밭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술자리 얘깃거리로 삼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고구마 감자론"이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감자를 키운 땅에 고구마를 심어 똑같이 비료를 준다고 감자처럼 크지 않는다. 오히려 썩어 죽어 버린다. 사람들은 감자든 고구마든 그냥 다 밭에서 나는 곡물이니 별차이가 있으려나 하고 섣불리 농사를 짓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 같은 20대, 저들은 아마도 비슷할 30대가 아니다.
감자 같은 팀장이 팀원들을 감자처럼 대하니 문제가 생긴다. 최적화된 방식으로 그들을 대했지만 아쉽게도 팀원들은 고구마, 옥수수, 복숭아, 사과 심지어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이들도 있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같은 연차에 같은 조직에서 일하며 같은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천차만별이다. 일하는 동력도, 성과를 내는 강점도, 태도와 가치관도 모두 다 다르다. 예전엔 조직의 이름 한 줄이 나의 평생 울타리였기에 굳이 "나"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좋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모두가 "나는 어떤 사람이지?"를 묻고, "이 회사에서 나의 존재는 무엇이지?"를 이야기한다. "사이드 프로젝트" 검색량이 3년 사이 8배가 늘었다. "셀프 브랜딩" 강의에 사람이 몰린다. 조직에 매몰되지 않고 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곧 "퇴사하는 이유"이자, "퇴사하지 않는 이유"일 수 있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일을 하면서 "나의 성장"을 즐긴다면 그걸 마다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회사가 제공해오던 "정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나다울 수 있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건 단언컨대 "질문하는 리더"다.
물으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좋아진다
좋아하는 팀원을 곁에 두고 싶다면 질문하라!
저자가 15년을 한 회사에서 근속하고, 그 기간의 대부분을 월요병을 모르고 지냈던 건 "제대로 질문하는 리더"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지난 시절을 복기하며 자신의 팀장에게 들었던, 그래서 이제 자신의 팀원들에게 물어야 할 5가지 질문을 추렸다.
이 책을 읽고 있을 팀장에게도 언젠가 마지막 출근날은 온다. 팀원은 함께한 팀장에게 몇 줄의 말을 남길 것이다. 과연 그들의 문장에는 어떤 단어가 쓰여 있을까? 그들이 평가하는 팀장은 어떤 존재일까? 잠시 멈추고 머릿속으로 자신의 존재를 한 줄의 문장으로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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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굳이 시간을 들여 리더에 관한 책을 읽는 이유는 빈칸을 채운 문장의 팀장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일 것이다. 결국 팀장의 질문은 팀원이나 조직을 위해서 던지는 것이 아니다. 팀장 자신을 위해서다.
이제 팀원이 팀장의 고객인 시대다. 조직에서 "영혼없이" 일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답게", "신명나게" 일하는 존재를 원한다면 "질문"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시대의 흐름이다.
자, 팀장인 당신은 팀원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