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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에게 옷을 입혀줘

지렁이에게 옷을 입혀줘

  • 이향란
  • |
  • 칼라박스
  • |
  • 2025-01-27 출간
  • |
  • 132페이지
  • |
  • 150 X 210mm
  • |
  • ISBN 9791196054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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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동시를 처음으로 쓴 이향란 시인은 시단에서 시 잘쓰기로 유명한 시인이다. 그는 “사라지지 않은 내 안의 어린 목소리를 듣는데 십여 년 가량이 걸렸다. 거기에는 나와 함께 했던 예닐곱 명의 아기들이 큰 몫을 했다. 나는 그들의 눈빛으로 맑아졌고, 그들의 웃음소리로 가벼워졌으며, 그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행복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시인의 말’ 부분)라고 했다.

왜냐면 그는 베이비시터로서 현장 일터에서 아이들을 보살피는 사이드 직업을 가졌기 때문일 터이다. 자연히 아이들을 돌보며 아이의 마음으로 성정이 꽃피면서, 시인은 이제는 성장한 딸들에 대한 어릴 적 추억에 가 닿았으리라. 어쩌면, 동시와 컷 만화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선물이고, 딸이 엄마에게 바치는 배냇짓이 아닐까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세상의 엄마와 자식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 글은 이 책의 컷 만화를 그린 딸, 박예현이 엄마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시를 쓰는 엄마 밑에서 자랐음에도 유독 책을 읽는 게 싫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위해 동화책과 그림책을 잔뜩 사주곤 하셨지만,
그럼에도 책 읽기를 싫어하자 나를 무릎 위에 앉히고
나긋한 목소리로 천천히 동화책을 읽어주곤 했다.

엄마가 밖에서 일을 하고 내가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나는 엄마가 읽어줬던 동화책을 다시 꺼내 읽고 또 읽었다.
내게는 그 동화책이 혼자 있는 나를 위해 엄마가 두고 간 사랑의 한 조각이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어른이 되자 엄마는
다른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베푸는 일을 하기 시작하셨다.
항상 어떻게 해야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던 엄마는
그동안 경험했던 감정과 경험을 담아 한 권의 동시집을 만들기로 했고,
마침 내가 그림을 전공한 이력을 살려 함께 만든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나와 엄마가 그랬듯이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사랑으로 가득 차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엄마가 동화책을 읽어준 기억이 나의 혼자 있는 시간을 버티게 해줬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이 책이 외로움을 버틸 수 있는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목차

1부

물방울·12
버릇없는 염소·14
풋나물·16
눈·18
냉이·20
토끼풀 속엔 토끼가 산다·22
힘센 비·24
지렁이에게 옷을·26
보리밟기·28
꽃들은 따스해·30
미역국·32
봉오리·34
배꼽종·36
사과는 사과로·38

2부

거미의 웃음·42
정원에서 나는·44
시골집·46
딸꾹새·48
그림자·50
강아지·52
밤송이·54
쑥국새와 수국·56
파밭에서·58
산은 좋겠다·60
무지개 과일가게·62
공차기·66
잎·68
종이비행기·70

3부

쉬잇·74
참새·76
동물들의 역할극·78
코끼리가 쓴 일기·80
알람 냄새·82
소금쟁이·84
말똥구리·86
나무도 오줌을 싼다·88
산책·90
휴지·92
기분 좋은 날·94
장마·96
이사·98
내가 우는 이유·100

4부

꽃이 벌에게·104
구름이 그럴 줄 몰랐다·106
궁금해 손톱·108
색깔·110
귓속말·112
엄마가 사랑했으면 하는 것들·114
종이 속에는 북이 산다·116
꽃이 되고 싶어·118
울어라 아가·120
우리·122
꽃을 먹었다·124
거짓말·126
시냇물·128
저녁은 어디에서 오나요·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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