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작 헨델의 메시아, 왜 우리는 옥스퍼드 에디션(Oxford Edition)을 선택해야 하는가?
정격연주와 〈메시아〉의 에디션에 대한 개념은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여전히 생소한 영역이라 생각된다. 그간 번역에 있어 여러 출판이 이루어졌지만,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절차를 통한 출판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에디션에 있어서는 출처불명의 단 하나의 〈메시아〉 버전만이 전해내려왔고, 최근에야 노벨로와 배렌라이터 에디션이 한국판으로 소개되었다. 필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노벨로 에디션은 헨델의 필사본을 대하는 듯한 경외와 감흥이 느껴질 만큼의 명작이라 생각되며, 그 가치는 지금에도 명불허전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옥스퍼드판을 작업한 이유를 묻는다면, 두 가지 정도로 짧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옥스퍼드판은 노벨로로부터 30여년 이후의 새로운 발견과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노벨로에 누락된 버전들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은 편집자인 바틀렛의 INTRODUCTION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판본의 작업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하여 헨델 시대의 사운드에 보다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며, 이러한 세계적 흐름이 한국에도 어렵지 않게 소개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두 에디션의 곡 목록 비교표를 첨부한다)
둘째, 〈메시아〉 연주에 대한 다양한 프레임을 제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메시아〉는 전문 연주팀에서부터 교회 찬양대를 비롯한 아마추어 합창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합창인구가 도전하는 레퍼토리이다. 각각 연주력이나 인원수, 오케스트라 등의 여건이 다른 바, 하나의 기준에 이 연주를 끼워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단체는 정격연주로 접근하고 싶을 것이고, 어느 팀은 정격연주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헨델이 생전에 경험했던 다양한 여건과 사정을 반영하는 다양한 판본이 이 옥스퍼드 에디션에 담겨있다. 역사적으로나 연주적인 측면에서 〈메시아〉를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이나 시각이 다양하게 열려지길 기대한다.
백정진(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