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옛이야기가 되어버린 시절의 삶을 기억의 창고에서 불러내어 걸쭉하게 읊어대는 솜씨는 때론 페이소스를, 때론 한바탕 웃음을 자아낸다. 여러 시편들의 저류에는 항상 ‘울 엄니’가 숨어있다. (중략)

시와 산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인의 걸쭉한 서사를 기조로 이번 담시(譚詩)집은 이제 기억의 저쪽으로 사라진 60∼70년대의 우리네 생활의 생생한 기록들이다. 이 시집의 네러티브(narrative)는 시의 폭을 훨씬 확장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어쩌면 속초 판소리의 훌륭한 대본, 제목은 ‘아바이 엄니’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초 판소리’의 훌륭한 대본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시는 본래 짧은 구절 속에 많은 내용을 담는 장르이다. 그러나 본래 짧은 시가 있기 전에 담시도 함께 있었다. 시는 다양할수록 좋다. 신상득 시인은 새로운 담시를 선보이고 있다고 보인다.

- 예술인류학 박사 박정진 시인 ‘추천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