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 1대 원장 ‘호러스 N. 알렌’은 연세대학교 최초의 창립자로서 전인 치유를 위해 노력한 의료인이었고, 트라이앵글 선교의 모범자였다. 그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협력을 모색한 중재자였고,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자 노력한 사랑의 실천자였다. 우리는 그의 삶을 통 해서 전인교육에 기반한 인재교육, 교육과 연구와 봉사의 균형적인 실천, 경쟁의 지양과 협력의 지향, 약자들에게 우선적인 관심을 지닌 보편적인 사랑을 연세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연세 정신으로 설정할 수 있다. 연희전문학교 1대 교장 ‘호러스 G. 언더우드’는 복음 전도 를 핵심으로 한 교회선교, 고아학당으로 출발한 교육선교, 알렌 박사의 조수로 활약하며 환자들을 섬긴 의료선교, 성경 번역과 찬송가 출 판, 기독교 서적과 신문 출판 등에 집중한 문서선교를 위해서 열정을 발휘했던 목사 선교사였다. 우리는 그의 삶을 통해서 불굴의 정신, 실 사구시의 정신,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섬김의 정신, 일치와 협력의 에큐메니칼 정신을 연세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연세 정신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세브란스의전과 연희전문의 통합을 설계했던 ‘올리버 R. 에비슨’은 제중원의 4대 원장으로 취임하여 의료선교 활동을 기본 축 으로 삼아 활동했다. 그러나 그는 병원에서든 외부에서 왕진하든 복음 선교 활동을 병행했고, 이뿐 아니라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선교와 계 몽적인 사회선교에 앞장서서 활동했다. 우리는 그의 삶을 통해서 사람 키우기, 평등 가운데 섬김과 나눔의 덕목 실행하기, 경쟁을 지양하 고 협력 추구하기, 사회변혁 선도하기 등을 연세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연세 정신으로 논구할 수 있다.
백정 가문의 출신 박서양은 제중원의학교(나중에 세브란스의학교)에서 에비슨 박사와 동기생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제1회 졸업생이었 다. 그는 환자들의 치료에 지극정성을 다한 소의(小醫)였고, 학생들의 교육에 앞장선 중의(中醫)였으며,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자신을 헌신한 대의(大醫)였다. 우리는 그의 삶을 통해서 즉자적 민중이 아닌 대자적 민중으로 살고자 하는 정신, 소의와 중의와 대의의 삶을 동시 에 추구하는 정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일관되게 드러내는 생활신앙의 정신 등을 연세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연세 정신으로 직시할 수 있다. 민족시인 윤동주는 민족주의로 강화된 기독교 공동체인 북간도 명동에서 태어나 은진중학교와 숭실중학교 등을 거쳐 연희전문에 입 학해 기독교인의 정체성 위에서 시대 문제와 씨름했던 시인이었다. 그는 수치스럽게 여기던 창씨개명을 감수하고 일본에 유학해 백척간두 에 있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젊음을 불살랐던 독립운동가였다. 우리는 그의 삶을 통해서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화충의 정신, 신본주의적 인본주의의 정신, 영롱한 진주를 만드는 회복탄력성의 정신,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저항정신을 연세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연세 정신으로 규정할 수 있다. 민주열사 이한열은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성장했지만, 1986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해서 중학교 2학 년 때 발생했던 광주민주화운동을 무풍지대처럼 지나친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민주화운동에 뛰어든 젊은이였다.
그는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당시 ‘고문살인 은폐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 출정을 위한 ‘범연세인총궐기대회’에 참가하던 중 최루탄에 맞아서 21살의 나이로 절 명한 연세인이었다. 우리는 그의 삶을 통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한 알의 밀알’ 정신, 역사의 아픔을 직시하며 불의 에 침묵하지 않는 저항정신, 신앙과 삶, 앎과 삶의 일치를 추구하는 신행합일/지행합일의 정신, 사회적 약자들과 소수자들에 대한 연대 정신을 연세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연세 정신으로 모색할 수 있다.
세상에서 기쁨과 희망이 되어야 할 연세인 리더는 어떤 리더로서 살아야 할까. 연세인 리더는 예수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 진리의 마음, 사 랑의 마음, 포용의 마음, 겸손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연세인 리더는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우선적인 관심을 주어야 한다. 상위 1% 특권 층의 삶을 지향하기보다 하위 50% 이상의 사회적 약자들을 지향하며 ‘잘 먹고 잘살기’가 아닌 ‘바르게 잘살기’에 집중하며 사는 것이다. 연 세인 리더는 다원화된 세계에서 상호인정하며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차이로 인한 문화적 갈등, 정치 경제적 갈등, 종교적 갈등 등 갈등 의 세상에서 다름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다름이야말로 풍성하게 살 수 있는 조건으로 인정하며, 마음을 열어 소통하는 가운데 공익과 보 편적 선을 위해서 협력하면서 사는 것이다. 연세인 리더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어 사랑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너의 것은 나의 것이 다.”라는 강도의 폭력적인 철학과 “나의 것은 나의 것이다.”라는 제사장과 레위인의 이기적인 철학을 뒤로하고, “나의 것은 너의 것이다”라 는 사마리아 사람의 이타적인 철학을 견지하며 사는 것이다. 연세인 리더는 폭력이 일상화된 세상을 거부하고 평화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 야 한다. 선에는 선으로, 악에는 악으로 응답하는 ‘인간의 자식’과 선조차 악으로 응답하는 ‘악마의 자식’, 그리고 악조차 선으로 응답하는 ‘하나님의 자식’을 직시하며, 예수가 보여준 ‘하나님의 자식’의 길을 따라서 평화를 만들며 사는 것이다. 연세인 리더는 환경 위기 앞에서 생태 덕목을 실천해야 한다. 미래세대와 창조 세계가 살만한 환경에서 더불어 살 권리를 보증하고, 정의감, 지속성, 충만성, 검약성, 자족 성, 겸손, 연대의식 등을 실천하면서 사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 기술된 연세대학교 설립자들과 선각자들의 삶의 여정을 통해서 140년의 역사를 이어온 연세대학교의 과거가 어떠했는지 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등을 통해서 연세대학교의 현재가 어떠한지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세 정신 으로 체화된 연세인 리더들을 통해서 연세대학교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학교는 연세인들의 연세대학 교이지만, 연세인들만의 것일 수 없다. 연세대학교는 분단으로 야기된 국가와 민족의 모든 문제와 씨름하는 국가와 민족의 공유물이기 때 문이다. 나아가 연세대학교는 세계로부터 사랑의 빚을 졌음을 기억하고, 세계와 인류를 사랑으로 섬기기로 작정한 세계 인류의 희망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연세인만의 책이 아니라 모든 독자가 마음을 열기만 하면, 감동과 도전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