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1953년 10월 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71주년이 되는 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지난 70년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의 경제적 상징인 ‘한강의 기적’ 배경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비준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경제와 안보의 상관관계는 상상으로 연결되어 있다. 피와 희생으로 구축된 한미 간 유대는 지난 70년에 걸쳐 한미 상호 간에 불가분의 영향을 줄 정도로 깊어지고 성장했다. 한미동맹은 안보 중심으로 시작해 경제 파트너십을 거쳐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장되었으며 국제사회에서 ‘연대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다.
일부 지식인과 젊은 세대 중에는 왜 한미동맹이 우리 안보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대한민국이 미국과 동맹을 맺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 다음은 한국 영토에 대한 지배 야욕이 가장 적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 러시아 및 일본과 동맹을 맺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수호하기에는 역사적으로 아픈 상처가 너무 많다. 이들 중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국제 평화를 위협하고 있고 부동항을 찾아 남측으로 내려오는 남진 정책의 전통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모든 국가의 안보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의지와 외부와의 동맹(alliance)으로 지켜진다.‘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과 고려대학교 통일융합연구원은 2023년 7월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을 기념해 굳건히 이어져 온 한미동맹의 역사적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를 향해 전진해 갈 한미동맹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내 외교 안보의 최고 전문가들이 “한미동맹: 자유 ·민주·번영의 가치동맹을 위하여”라는 제하의 세미나에 참석하여 고견을 나누었다. 한미동맹의 외교적·군사적 측면을 중심으로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진단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미래를 예견해 보는 뜻깊은 토론의 장이 되었다. 1년 이상 담론의 결과와 발표문을 더욱 다듬고 보완하여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자 본서를 발간하게 되었다. 본서의 집필은 2023년7월 반기문 재단과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사항을 기반으로발표자와 토론자의 감수와 수정을 거쳐 최종 완성되었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법치, 인권, 시장경제 등 핵심 가치를 함께 수호하는 ‘가치동맹’으로서 함께 발전해 왔다.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능은 북핵, 팬데믹, 교역질서 변화, 기후 위기 등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더욱 확장되고 있다. 2023년 4월 26일, 워싱턴에서 개최되었던 한미 정상회담은 이러한 차원에서 한미동맹의 미래를 더욱 굳건하게 설계하고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중차대한 이정표가 되었다.
본서는 6개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의 과거, 현재 및 미래 (남성욱 고려대 교수), 제2장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의 외교적 함의와 평가(제성호 중앙대 교수), 제3장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한반도 안보(정연봉 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제4장 한미동맹-한국의 기적을 이끈 동력(이미숙 문화일보 논설위원), 제5장 가치동맹을 위한 한미동맹의 현재와 미래발전 방향(김형진 전 유럽연합 대사), 제6장 한미동맹과 핵무장론(남성욱 고려대 교수) 등이다.
본서의 발간은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을 설립해 주신 정진택 제20대 고려대 총장님, 김동원 고려대 총장님의 열정과 관심의 산물이기도 하다. 자료 정리에 혼신의 힘을 쏟은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의 조정연·김혜원 박사, 이나겸 연구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에 거주하시면서도 더 나은 한반도를 소망하며 본서를 해란연구총서로 발행하도록 물심양면의 많은 도움을 주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김해란 선배님, 고려대 통일보건의료 연구를 이끌고 계신 김영훈 전 의료원장님, 김신곤 의과대학 교수님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하고자 한다. 본서는 2024년 11월 30일 설립 2주년을 맞는 고려대학교 통일융합연구원의 해란연구총서 시
리즈의 제6권으로 발행한다는 측면에서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연구총서를 발간해주신 박영사 안종만 회장님과 김한유 과장 등 편집진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2024년 12월
저자를 대표하여 남성욱